좌장 방오영
성균관의대 교수
서울삼성병원 신경과
좌장 조광덕
울산의대 교수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최근 '항혈소판요법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좌장은 조광덕 교수와 방오영 교수가 맡았고
김진권 교수, 김범준 교수, 신동훈 교수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요약·정리했다.

 

 

 

김진권
차의대 교수
분당차병원 신경과

    뇌졸중 이차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제 권고지침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 치료 전략
대한뇌졸중학회에서 2012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뇌졸중 1차 예방에는 aspirin 사용이 권고되며,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와 출혈 위험도를 동시에 고려해 비교한 뒤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즉, 예방 효과의 이득과 출혈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항혈소판제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급성기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aspirin을 뇌경색 발생 24~48시간 이내에 투여할 것을 여러 국내외 지침에서 권고하고 있다. 뇌졸중 발생 14일 이내 aspirin의 투여는 위약 대비 8%의 사망률 감소 및 23%의 재발률 감소를 보인다.

대규모 임상 시험인 Clopidogrel in High-Risk Patients with Acute Nondisabling Cerebrovascular Events (CHANCE) 및 Platelet-Oriented Inhibition in New TIA and Minor Ischemic Stroke (POINT) 연구에 따르면 약한 뇌졸중 혹은 고위험 일과성 뇌허혈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에서는 aspirin의 단독요법보다는 aspirin/clopidogrel의 병용요법이 허혈성 뇌졸중의 재발 위험을 줄이는 데 유의한 효과를 가진다(Circulation, 2015; Int J Stroke, 2013).
다만 2제요법 시에는 출혈 위험 증가가 수반되므로 이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가이드라인에서 aspirin 외에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약제로 명시되어 있는 항혈소판제제로는 thienopyridine 계열의 clopidogrel과 ticlopidine 이외에 triflusal 및 PDE3 억제제 계열의 cilostazol 등이 있다.

Clopidogrel 내성 발생 요인 및 해결 전략
Clopidogrel은 pro-drug으로 간에서의 P450 효소 반응을 거친 후에 항혈소판 활성을 나타내는 약제이다. 대사 과정에 주로 관여하는 효소는 CYP2C19으로 알려져 있어 CYP2C19의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은 clopidogrel 내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메타 분석 결과 CYP2C19의 기능 소실로 인한 clopidogrel 내성은 뇌졸중 및 일과성 뇌허혈발작 환자에서의 clopidogrel의 임상적 효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Clopidogrel 내성은 유전적 요인 외에도 순응도 부족, 환자의 병리학적 상태 및 부적절한 약물 병용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예상되는 위험요인을 제거한 뒤 적절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GRAVITAS 연구에 따르면 clopidogrel의 증량은 내성 개선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JAMA, 2011), 다른 종류의 항혈소판제제로의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Ticlopidine의 유익성
Ticlopidine은 clopidogrel과 같은 thienopyridine 계열로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사용 가능한 약제이다. 간에서의 대사과정 중 clopidogrel보다 다양한 효소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CYP2C19에 의한 영향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내성 유발 가능성이 낮다.
Ticlopidine은 뇌혈관질환 환자에 있어 주요 혈관 사건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유익성을 가진다. Canadian American Ticlopidine Study (CATS) 연구에 따르면 혈전색전성 뇌졸중 환자에서 심근경색 및 혈관질환에 의한 사망(vascular death)의 발생률 감소 측면에서 위약 대비 더 우월했다(15.3% vs 10.8%)(Lancet, 1989).
허혈성 뇌졸중 환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Ticlopidine Aspirin Stroke Study (TASS) 연구에 따르면 ticlopidine은 aspirin과 비교했을 때에도 뇌졸중의 재발 위험을 21%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Clopidogrel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대체 약제로서의 가능성 또한 보고된 바 있다. 
Clopidogrel 내성을 나타내는 유전형의 환자에게 clopidogrel을 ticlopidine으로 전환했을 때 혈소판 응집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Clin Pharmacol Ther, 2011).
Ticlopidine의 부작용에는 아주 드물게 보고되는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이 있다. 기존 TASS에서는 경증 및 중등증의 호중구감소증 발현율이 2.4%로 나타났으나, ticopidine에 은행잎 추출물(Ginkgo biloba)을 추가한 복합제의 시판후 조사(post-marketing surveillance, PMS)에서는 호중구감소증 발현율이 0.2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은행잎 추출물은 골수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해 호중구감소증 억제효과를 가진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TASS에 대한 하위 집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권 환자군에서는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Neurology, 1993).

 

김범준
경희의대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항혈소판제제의 다면적 효과     

뇌졸중은 발병 기전이 상당히 다양한 질환으로 항혈소판제제의 효과 역시 환자의 병리학적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이를 고려한 적절한 약제 선택이 중요하다.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 원인은 크게 큰동맥죽상경화증(large artery atherosclerosis)과 소혈관폐색(small vessel occlusion)으로 나눌 수 있다.
큰동맥죽상경화증은 동맥-대-동맥색전(artery-to-artery embolism), 제자리 혈전증(in situ thrombosis) 등 대개 혈소판 활성화 및 죽상판(plaque)의 파열에 의한 혈관 폐쇄에 기인한다.
한편 소혈관폐색은 혈관 경화로 인한 지방유리질증(lipohyallinosis) 및 열공성 뇌경색(lacunar infarct)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으며, 미세출혈(microbleeds) 발생에 취약하다.
이러한 뇌졸중 발병 기전의 분포는 인종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특히 아시아권에서 발생 비율이 높은 소혈관폐색질환에서는 항혈소판제제 사용으로 인한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소혈관폐색에 의한 뇌졸중 환자들의 경우 aspirin과 clopidogrel 병용요법과 같은 강력한 항혈소판제제 사용 시 효과 대비 출혈 위험도가 더 높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최근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Events in iSchemic Stroke Patients With High Risk of Cerebral HemOrrhage (PICASSO) 연구의 경우 대상 환자 중 고혈압이 85~90%, 말초동맥질환이나 관상동맥질환이 5% 미만으로 큰동맥보다는 주로 소혈관질환이 많았는데, aspirin 대비 cilostazol이 뇌졸중 발생 위험을 더 낮췄으나 뇌출혈에 대한 유익성은 유의하지 않았다(Int J Stroke, 2015).
하위집단 분석(subgroup analysis) 결과, 뇌미세출혈(cerebral microbleeds, CMB)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에서는 cilostazol이 더 효과적이었다. 동맥경화의 발생 지점이 두개내(intracranial)인지 두개외(extracranial)인지도 중요한 요인이다.
경희대 병원에서 5년간 aspirin을 복용해 온 큰혈관질환을 동반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동맥경화의 발생 기전에 따른 환자군별 aspirin 반응 단위(aspirin reaction unit, ARU)를 비교한 결과 두개외 동맥협착(extracranial artery stenosis, ECAS) 환자군의 ARU 값이 유의하게 높았다.
ECAS의 대부분은 동맥-대-동맥색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큰혈관질환 분류 안에서도 혈소판보다는 죽종(atheroma)의 영향이 더 큰 local branch occlusion보다는 ECAS가 기전 상 혈소판의 관여도가 더 높으므로 항혈소판제제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혈역학적인 관점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혈관의 벽면전단응력(wall shear stress)이 높은 부분에서는 혈소판의 파열, 활성화 및 응집의 가능성이 높으며, 동맥-대-동맥색전이 발생될 수 있어 항혈소판제제의 효과를 더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반면, 혈관벽 스트레스가 낮은 경우에는 동맥경화, 관통혈관 발생 및 그에 따른 local branch occlusion 등의 가능성이 더 높다.
종합하면 허혈성 뇌졸중에 있어 큰혈관질환을 동반하는 환자는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항혈소판제제 사용이 권고되며, 그 중에서도 혈소판의 작용이 큰 ECAS 및 동맥-대-동맥색전 환자에서는 특히 항혈소판제제의 효과가 더욱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훈
가천의대 교수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허혈성 뇌졸중 재발 방지를 위한 차세대 항혈소판제제     

2세대 ADP 수용체 억제제-1 ‘Prasugrel’
Prasugrel은 clopidogrel과 비교했을 때 대사과정을 한번만 거치기 때문에 빠르게 항혈소판 효과를 나타낸다. PRINCIPLE-TIMI에서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 이전에 clopidogrel 또는 prasugrel 부하 후 환자 반응에 따라 유지요법을 결정하며, 혈소판 활성의 저해도를 비교했다(Circulation, 2007).
Prasugrel은 clopidogrel 대비 훨씬 강력한 효과를 보였고, 기존 clopidogrel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서도 prasugrel에 의해서는 혈소판 응집 저해 효과가 나타났다.
후속으로 진행된 TRITON-TIMI에서 불안정 협심증/NSTEMI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prasugrel은 심근경색,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및 스텐트 혈전증을 유의하게 줄였으나 뇌졸중 자체만으로는 clopdiogrel보다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고 출혈 사건 발생도 더 높았다(N Engl J Med, 2007).
이에 보완해 출혈 위험군에서 prasugrel유지용량을 감량했던 Triology ACS에서도 출혈은 줄었으나 효과 측면에서 clopidogrel보다 우세하지 못했다.

2세대 ADP 수용체 억제제-2 ‘Ticagrelor’
Ticagrelor는 대사적 활성화를 거치지 않고 직접 P2Y12 수용체를 억제하는 항혈소판제제로 약물 반응이 빨라 시작점과 종료점이 clopidogrel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CI를 계획하는 NSTE-ACS, STEMI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PLATelet inhibition and patient Outcomes (PLATO) 연구에서 ticagrelor는 clopidogrel 대비 심근경색,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투여 30일 이내부터 유의하게 낮췄으며, 1년 이후의 추적관찰에서도 그 차이는 계속 유의했다(N Engl J Med, 2009).
심근경색 후 1~3년 이내의 안정기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PEGASUS-TIMI에서는 위약 대비 ticagrelor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심근경색,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다만 주요 출혈 위험은 ticagrelor 투여군에서 더 높았다(Am Heart J., 2014).
한편 급성 허혈성 뇌졸중 및 일과성 뇌허혈발작 환자에서 aspirin과 ticagrelor의 효과를 비교한 Acute Stroke or Transient Ischemic Attack Treated with Aspirin or Ticagrelor and Patient Outcomes (SOCRATES)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복합 평가결과에서는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허혈성 뇌졸중 재발 감소에 있어서는 ticagrelor가 aspirin 대비 더 우수했다(p=0.046)(N Engl J Med, 2016). 하위집단 분석 결과 협착(stenosis)이 있는 환자군에서 복합결과변수와 허혈성 뇌졸중 양쪽 모두에서 aspirin 대비 효과가 더 유의했다.

Ticlopidine/Ginkgo biloba 복합제의 차세대 항혈소판제제로서의 가능성
CRECAS 연구에서 경동맥 협착으로 인한 스텐트 삽입술 예정인 환자에서 clopidogrel 내성이 나타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clopidogrel과 ticlopidine/Ginkgo biloba 복합제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일차 결과변수였던 새로운 병변 발생, 미세색전성 신호(microembolic signal, MES) 및 임상적 변수 측면에서는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ticlopidine/Ginkgo biloba 복합제 투여군에서 증후성 협착(symptomatic stenosis)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P2Y12 반응 단위(P2Y12 reaction unit, PRU)로 혈소판 응집 억제 정도를 확인한 CRECAS 임상 연구 결과, ticlopidine/Ginkgo biloba 복합제로 전환 시 clopidogrel 지속 투여 대비 PRU (% inhibition)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0.0 [-0.3-3.0] vs. 21.0 [6.0-35.0], p<0.001)<그림>.

 


     Q & A     

Q. Clopidogrel 내성 환자에게 ticlopidine/Ginkgo biloba 복용의 효용성은 어떻습니까?
A. Clopidogrel 내성 환자에서 예후가 나쁘다는 것이 명확히 입증돼 있는 상황에서 다른 약제로의 전환은 충분히 고려 가능합니다. 다만 어떤 약제가 더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적어 확실히 결론 내리기 어렵지만 ticlopidine/Ginkgo biloba도 대체 약제가 될 수 있습니다.

Q. CHANCE, POINT 결과에서는 minor stroke과 TIA에서만 2제요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하는데 협착이 있거나 중등도~중증의 뇌졸중 환자에서는 2제요법 사용의 근거가 없습니까?
A. 2제요법에는 출혈 위험이 증가되는 요인 때문에 효능적 측면의 결과가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carotid 및 intracranial stenosis 때 microembolic signal을 측정한 연구가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도 개인적으로는 2제요법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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