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감염 질환 문제, 우리 모두의 숙제”
“북한의 감염 질환 문제, 우리 모두의 숙제”
  • 최상관 기자
  • 승인 2018.07.20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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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감염학회 '남북 교류 활성화 감염병 대응 심포지엄'
열악한 인프라로 진료 상황 악화, 말라리아·결핵·기생충 질환 심각
▲고려의대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가 19일 '2018 남북 교류 활성화 대비 감염병 대응 심포지엄'에서 도입 강연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에서 통일을 대비해 감염 질환 분야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감염 질환의 특성상 남북한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이유다.

대한감염학회가 주최한 ‘2018년 남북 교류 활성화 대비 감염병 대응 심포지엄’에서 북한의 감염병 진료 현실과 주요 감염 질환을 조명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19일 서울 중구 대한 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북한 청진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지난 2011년 탈북한 최정훈 씨는 북한의 감염병 진료 현실을 소개했다.

최 씨에 따르면 북한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의 상당수는 열악한 인프라와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령 북한의 대표 장내성감염병인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콜레라는 낡고 오염된 상하수도시설이 주된 감염경로다. 1994년과 2011년 유행했던 장티푸스가 대표적인 사례.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아직 상하수도시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냉장시설과 장비, 전기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설령 백신을 공급받더라도 보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심지어 가장 기초적인 ABO 혈액형 검사에서도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로 인해 혈액형 판정이 제대로 안된 환자는 수혈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많다.

최 씨는 “감염병 환자의 치료에서 과학성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최근 다제내성결핵을 비롯한 항생제 내성균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 격리치료도 이뤄지기 어렵고, 시장에서 약값도 비싸 일반 주민은 병 치료에 큰 고통을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아산병원 김민재 교수(감염내과)는 북한의 주요 감염 질환으로는 말라리아, 결핵, 기생충 질환 등을 꼽았다.

말라리아는 특히 휴전선 접경 지역으로 갈수록 감염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때문에 강화군, 김포시, 파주시, 연철군, 철원군 등 감염 위험지역으로 지정돼있다. 유엔아동기금은 북한내 157개 군에서 말라리아 퇴치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2013년 기준으로 북한 주민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2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남한도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97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 북한은 남한의 4배를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북한 이탈 주민 결핵환자 비율 또한 2003년 1.5%에서, 2010년 2.5%, 2013년 5.4%로 매년 증가해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북한 귀순병사 사건에서 확인된 것처럼 기생충 질환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지난 2005~2008년 북한이탈주민 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35.5%, 성인 24.6%가 각종 기생충에 감염돼 있다.

또한 2006년 중국 국경 지역 및 중국 내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체 감염률이 55%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의 기생충 감염률이 높은 원인으로 화학비료 대신 분뇨를 사용한 농법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북한의 기생충 감염률이 최소 20%에서 최대 90% 이상으로 추정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채종일 회장도 과거 약 900명의 북한 어린이를 진료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89% 가량이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김 교수는 △구충제 투약 사업 시행 및 평가 체계 △국제기구 협력 △별도의 투약률 조사 △연령대별 감염률 파악 △감염 고위험군 투약 △화장실 및 식수 시설 개선 사업 △타 보건사업과의 인력 및 수행체계 조율 등을 제언했다.

따라서 학회와 정부는 통일을 대비해 보건의료 분야 중 특히 감염 분야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점에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는 “감염 질환 문제는 북한과 남한 주민을 따로 여길 수 없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다. 통일이 된다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협력 및 교류 방안을 논의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북한의 감염질환 관리는 열악하다. 전체 사망의 32%가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면서 “이번 자리에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감염 질환 현안의 대응 방안 및 남북 교류와 협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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