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엄순호 교수 연구진, 환자 124명 RCT 결과
감염률, 무이식 생존 기간 노르플록사신과 비슷한 효과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이 세균성 복막염에 대해 표준 치료인 노르플록사신(Norfloxacin) 만큼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시험(RCT)에서 간경변 환자의 원발성 세균성 복막염(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 SBP) 예방을 위해 시플로플록사신(주 1회 투여)과 노르플록사신(1일 1회 투여)을 각각 투여한 결과 두 제제 간 효과 차이가 없었다.

고려의대 엄순호 교수(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는 6월 27일 The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온라인 판에 실렸다(https://doi.org/10.1038/s41395-018-0168-7).

연구진은 간경변증과 복수가 있는 환자 총 124명에 각각 노르플록사신(400mg) 1일 1회, 시프로플록사신(750mg) 주 1회 투여하는 오픈라벨 RCT를 진행했다. 환자 평균 연령은 55세, 73%는 남성이었다.

환자의 43%는 알콜성 간질환에 걸려 있었다. 평균 Child-Pugh 점수는 9.6이었고, Child-Pugh C 등급 점수는 49%였다.

간경변 말기 환자의 생존률 평가법인 MELD(model for end-stage liver disease) 점수 14.6이었고, MELD-Na 점수는 18.0이었다. 이 중 12%는 과거에 SBP에 걸린 적이 있었다,

연구 결과 노르플록사신 투여군 4명(7.3%)과 시프로플록사신 투여군 3명(5.3%)는 1년 후 SBP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P=0.712).

1년 후, 무이식 생존 기간(transplant free survival, TFS)이 각각 72.7%, 73.7% 였다. 간 합병증, 간질 증후군, 간뇌증, 정맥류 출혈의 발생률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엄 교수는 “간경변 환자에서 SBP 예방을 위해 노르플록사신 400mg을 1일 1회 투여하는 것은 현재의 표준 요법이다. 그러나 주 1회 시프로플록사신을 투여하는 것이 비용 효율성, 가용성, 약물 적합성 면에서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메이요클리닉 John E. Eaton 박사는 이 연구가 “사건 발생 빈도가 낮고 추적 관찰 기간이 길고 연구 기간이 짧기 때문에 두 약제 간 비교에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면서 “박테리아 내성이 서로 다른 두 그룹에서 어느 쪽이 더 일반적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주 1회 시프로플록사신이 1일 1회 노르플록사신보다 낫다는 엄 교수의 주장에 대해 그는 “진행성 간질환 환자는 건망증 증가로 인지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에 주당 1회 약을 복용하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1일 1회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어렵다”면서 “이 연구가 원발성 세균성 복막염 예방을 위한 표준 치료법의 변화를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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