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팀, 소뇌와 뇌간 전정기능 불안정으로 발생하는 어지러움 밝혀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서울의대 김지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제1저자 이선욱 전임의)팀이 반복적인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질환을 발견했다. 

김 교수팀은 각종 전정검사와 자기공명영상에서도 특이사항을 보이지 않아 원인을 알 수 없는 반복적 어지럼증을 보였던 환자 33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환자에서 소뇌와 뇌간의 전정기능이 불안정하고 비정상적으로 항진되어 있는 등 기존 어지럼증 환자들과는 차별화되는 특성이 발견됐다.

이들 환자에서 보이는 눈 떨림은 메니에르병, 전정편두통 등 다른 어지럼증 질환에서 나타나는 눈 떨림에 비해 2~3배 정도 길게 지속되며 때로는 어지럼증의 강도가 매우 높게 유발되었고, 공통적으로 심한 멀미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새로운 질환은 머리를 좌우로 반복적으로 흔든 후 유발되는 눈 떨림을 관찰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법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 머리를 좌우로 흔든 후 유발되는 눈 떨림의 특성을 분석했을 때 새로운 질환(RSV-HSN)에서는 전정신경염(VN), 전정편두통(VM), 메니에르병(MD)에 비해 눈 떨림의 시간상수(Tc)가 2-3배 정도 길어져 있어(눈 떨림이 2-3배 정도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을 의미함) 이들 질환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질환임을 보여줌.

연구팀은 환자들의 뇌기능이 불안정하고 예민해져 있더라도 평상시에는 증상에 어느 정도 적응된 상태이기 때문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으나, 신체 내의 변화 혹은 외부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이러한 적응 상태가 교란될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신경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인 '바클로펜'을 투여할 경우, 어지럼증 및 멀미 증상이 크게 호전되며 안진(눈 떨림)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수 교수는 "반복적 어지럼증 환자에서 발병기전을 규명하여 기존의 검사 기법으로는 진단하지 못했던 새로운 질환을 찾아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이번 연구가 원인 미상의 반복성 어지럼증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신경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 2018년 6월호에 편집자 코멘트와 함께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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