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병원 많아 설치 힘들고, 진료 차질 우려 ... 중소병원협, 정부 지원 요구

 

중소병원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올해 1월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가 의료기관에 소방시설을 강화하기 위해 스피링클러 설치를 위무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방청은 바닥 면적 600㎡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고, 기존 의료기관은 간이스프링클러 인정하며, 3년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또 자동화재 속보설비는 병원급 의료기관(기존 병원은 3년 유예)이 갖추도록 했고, 병원급 의료기관의 방염처리 물품 요건도 강화했다. 

소방시설법령이 이렇게 바뀌었지만 정작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중소병원은 많지 않아 보인다. 

▲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10일 기자들과 만난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스프링클러 설치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정 회장은 "병원 천장에는 의료용 가스 배관, 감염병 관리를 위한 음압병실 배관 등이 설치돼 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병원이 설립된 지 오래된 병원은 건물 안정성 때문에 더욱 곤란하다"고 호소했다.

대한병원협회 올해 3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11개 건물 중 약 19%가 30년 이상된 건물이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스프링클러 설치로 인해 진료에 차질을 주는 것도 중소병원들의 걱정이다. 

정 회장은 "물탱크 설치 등의 대규모 공사로 장기간 외래나 병실 운영 축소가 불가피하다. 또 중환자실이나 음압격리병실, 수술실 등은 공사를 할 때 다른 장소로 대치할 수 없다"며 "입원실은 소음 및 공해 발생으로 공사층 외에도 위와 아래 모두를 비워야 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도 문제다.  

100병상 이상 병원에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을 때 약 10억, 간이스프링클러는 약 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유동성이 낮고 채무 비율이 높은 중소병원들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금액인 것이 현실이다. 

이에 중소병원협회는 정부에 재정지원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유예기간을 확대하고, 스프링클러 설치비를 정부가 국고에서 지원하거나 공사기간 진료비 수입 감소를 고려해 운영자금을 저리에 융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