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규탄집회...초동대응매뉴얼·관련법 개정 요구

▲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범의료계는 8일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의료기관내 폭행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관련 법 개정, 초동대응 매뉴얼 제정 등을 요구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전라북도 익산에서 응급실 주취자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의료계가 초동대응 매뉴얼과 응급의료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는 8일 오후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의료기관 내 폭행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의협을 비롯해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타 직역까지 약 400명(경찰 추산/주최 추산 800명)이 참석하면서 범보건의료계 목소리로 번지는 모양새다.

의료계는 경찰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초동대응 매뉴얼 ▲응급의료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의협 최대집 회장은 "최근 발생한 문제는 처벌할 법이 없어서가 아니다"라며 "응급의료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처벌 조항이 있지만 현실은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경찰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보다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확실한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료계는 의료기관 종사자 폭행 시 초동대처를 강화하는 매뉴얼 마련을 요구, 경찰과 보건복지부와 함께 매뉴얼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행 응급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현행 응급의료법에는 반의사불벌죄가 포함돼 있는데, 이를 삭제하는 한편, 벌금형에 대한 조항도 없애 의료인 폭행 시 곧장 징역형으로 처해질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재발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를 통해 인식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 직역에서도 연대에 나섰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은 "의료행위 중인 의료인을 폭행·협박하는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이 법안에 삽입돼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줄지 않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기관 내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홍옥녀 회장도 "의료기관 내 폭력은 보건의료인 뿐 아니라 촌각을 다투는 환자들에게도 치명적 피해로 이어지는 사회악으로,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며 "이제는 부당한 폭력에 침묵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간무협에 따르면 간호조무사의 26.1%는 의료기관에서 폭언, 폭행, 성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2017년 조사됐다. 

이에 간무협도 공권력 집행과 법 집행 강화, 국민들의 관심 제고 등을 요구했다. 

▲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섭외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응급실 폭력을 청산하는 획기적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응급의학회 이경원 섭외이사는 "국회, 정부, 건보공단, 의협, 응급의학회 등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진정성 있게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의료진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어야 응급환자들의 진료는 안전해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인식 제고도 요청했다. 

이 이사는 "국민의 응급의료인에 대한 신뢰와 지지도 부탁한다"며 "안전한 응급의료 환경을 다함께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 경찰 당국의 미흡한 초동대처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법과 원칙에 따른 엄격한 대처 및 수사 ▲사법 당국의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양형 구형 및 판결 ▲정부의 보건의료인에 대한 폭력근절을 위한 모든 지원 방안을 즉각 마련 ▲국회의 보건의료인에 대한 폭력 가중처벌 입법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응급실 의료인 폭행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94032)에 함께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 규탄대회 참석자들은 의료인 폭행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진행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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