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연구진 7만명 코호트 분석 결과
정상 여성 보다 유산 12%, 조산 57% 더 높아

▲ 셀리악병은 글루텐감수성 때문에 나타난다.

셀리악병을 제때 진단받지 못한 여성은 유산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 7만명의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미진단(Undiagnosed) 셀리악병 여성 환자는 정상 여성 보다 유산 및 조산 가능성이 각각 12%, 57% 높게 나타났다.

덴마크 호르센스 병원 Louise Grode 박사팀의 이 연구는 6월 15일 Human Reproduction에 실렸다.

셀리악병은 소장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밀가루에 주로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감수성 때문에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글루텐-프리(gluten-free) 식이요법이 권장된다.

그러나 대개 희귀질환 환자는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여러 병원을 떠돌며 고통받는다. 이른바 '미진단' 환자다. 진단 이후에도 고가의 치료제 때문에 감당하기 힘든 의료비 부담으로 이중삼중고를 겪는 일이 흔하다.

연구자들은 15~50세 셀리악병 여성 환자 6319명과 정상 여성 6만 3166명의 코호트를 콕스 및 로지스틱 회귀모델(Cox and logistic regression model)로 분석해 임신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진단 셀리악병 여성은 정상 여성과 비교해 임신 건수 1000건당 자연 유산이 11건 더 많아 유산할 가능성이 12% 더 높았다(aOR=1.12, 95% CI: 1.03, 1.22). 또한 조산은 1.62건 더 많아 조산 가능성은 57% 더 높았다(aOR=1.57, 95% CI: 1.05, 2.33).

또한 0~2년 이전에 미진단 셀리악병 환자 여성은 정상 여성과 비교해 1000건당 임신 건수가 25건 더 적았고, 마찬가지로 임신 중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ART(active release technique)-치료를 시작한 경우도 미진단 실리악병 여성이 정상 여성과 비교해 1000건당 4.8건 더 적었다.

반면 셀리악병을 제때 진단받은 여성에게는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전반적으로 셀리악병으로 진단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간에 임신 횟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또한 출산, 유산, 임신합병증(pregnancy complications) 등도 두 군간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글루텐-프리 식이요법에 달려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Grode 박사는 "셀리악병 제때 검사함으로써 이전에는 설명할 수 없었던 유산이나 조산 등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서 "이는 셀리악병의 진단 시기를 놓친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진단 전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임신 부작용 발생률이 15% 더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한계로는 미진단 셀리악병이 임신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통제 실험이 아니라는 점, 셀리악병의 진단과 치료가 여성의 임신 가능성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평가 하는 실험이 아니라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불임, 임신, 임신합병증의 주요 위험 인자인 흡연과 비만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럼에도, 셀리악병을 적절히 관리한다면 임신을 굳이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전인도 의학연구소 Govind Makharia 박사는 “불임 여성이 셀리악병을 먼저 진단하지 않고, 글루텐-프리 식이요법을 시작해야 한다는 근거나 증거는 없기에 불임 여성, 재발성 유산 여성, 월경이 지연된 여성이 우선 셀리악병 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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