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박정현 
인제의대 교수
부산백병원 내분비내과
좌장 김동규 
늘푸른내과 원장

최근 'DPP-4 억제제를 사용한 당뇨병 치료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좌장은 늘푸른 내과 김동규 원장과 인제의대 박정현 교수가 맡았으며 한양의대 유성훈 교수, 중앙의대 김현민 교수, 제주의대 고관표 교수, 가톨릭의대 최범순 교수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최범순
가톨릭의대 교수
성바오로병원 신장내과

     신장 기능이 악화된 당뇨병 환자에서의 혈당 관리     

당뇨병 환자에서의 신장질환

만성 신부전(chronic kidney disease, CKD)은 알부민뇨증, 혈뇨 등의 신장 손상의 증거가 되는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3개월 이상 유지되거나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사구체 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이 60 mL/min/1.73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칭한다.

GFR 60 mL/min/1.73 ㎡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기준으로 환자의 GFR이 60 mL/min/1.73㎡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신장의 기능 저하에 따라 혈중 이온 농도가 변하는데 이는 고인산혈증, 고칼륨혈증과 같은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

GFR의 감소는 심혈관질환의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GFR이 60 mL/min/1.73 ㎡ 미만인 환자에서 뇌혈관사건, 일과성 뇌허혈 발작, 울혈성 심부전,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훨씬 더 많이 발생했다. 

신장질환 환자들에서 혈당 조절의 중요성

수많은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질환인 대혈관 합병증(macrovascular complications)과 신장질환, 발질환, 눈질환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microvascular complications)을 겪는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 중 27.8%가 CKD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투석 환자 중 50% 이상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단백뇨가 한 번 발생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없어 점차 말기 신장질환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신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률도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혈당을 초기에 잘 관리하는 것이 신장질환 예방에 있어서 중요하다.
DCCT/EDIC 연구에 따르면 HbA1c가 증가할수록 망막병증, 신병증, 신경병증, 미세알부민뇨증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따라서 혈당 조절을 통해 미세혈관 합병증의 발생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당뇨병성 신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혈압 조절과 혈당 조절은 모두 중요하지만 CKD의 단계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신장질환 초기에는 혈당 조절이 혈압 조절보다 더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단백뇨가 나오기 시작하는 초기 이후의 단계부터는 혈당 조절보다는 혈압 조절을 통해 상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장질환 초기에 혈당 조절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 조절 이외에 gemigliptin의 효과

Gemigliptin은 당뇨로 인해 손상된 신장 조직에서 podocyte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gemigliptin을 복용했을 때 사구체 당 WT1 양성 세포의 수, synaptopodin의 신호 강도와 같은 podocyte marker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바 있다. 

Gemigliptin은 GFR에 따라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는 점이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은 또 다른 약제인 linagliptin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효능을 보이기에 신장내과에서 상당히 선호되는 약물이다.

 

김현민
중앙의대 교수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Gemigliptin, 그저 새로운 약물인가 더 나은 약물인가?    

Gemigliptin의 특징과 관련 임상 연구

Gemigliptin은 수용체에 강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DPP-4 (dipeptidyl peptidase-4) 억제 효과가 크다.

또한 gemigliptin은 sitagliptin이나 vildagliptin 등의 약제에 비해 결합력이 높아 안전성이 뛰어날 것으로 보이며, 신기능부전이 있는 환자에게서 GFR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지 않아도 된다는 특징이 있다.

Gemigliptin은 metformin과 병용했을 때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갖고 있으며, DPP-4 억제제 중에서도 혈당 강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INICOM 연구는 이전에 당뇨병에 대한 약물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gemigliptin과 서방형 metformin의 병용 요법, gemigliptin의 단독 요법, metformin 서방형의 단독 요법을 비교했다.

24주간의 복용 결과, metformin 서방형을 단독으로 사용한 그룹, gemigliptin을 단독으로 사용한 그룹, 두 약물을 병용한 그룹에서 각각 HbA1c 강하 절대치는 1.4%,   1.2%, 2%로 병용 그룹에서 크게 강하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세 그룹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HbA1c가 7.5% 이상인 환자의 경우 처음부터 두 가지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고되는데, INICOM 연구의 결과를 고려할 때 gemigliptin과 metformin 서방형이 좋은 조합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Gemigliptin은 혈당 변동성 측면에서도 우월하다. STABLE 연구는 혈당 강하제를 복용한 적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gemigliptin, sitagliptin, glimepiride 각각을 metformin과 병용했을 때 혈당 변동성을 비교했다.

연속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system, CGMS) 검사 결과, sulfonylurea (SU)에서 혈당 변동폭이 가장 컸다. 평균 혈당 변화폭(mean amplitude of glycemic excursion, MAGE) 또한 SU 대비 sitagliptin과 gemigliptin을 병용한 그룹에서 감소폭이 유의하게 컸다. 또 다른 변동성 지표인 혈당의 표준편차에 대해서는 gemigliptin 복용 시 개선 정도가 가장 컸고, sitagliptin 및 glimepiride 대비 유의하게 차이가 났다.

Gemigliptin은 신보호 기능이 있으며, 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 없는 또 다른 DPP-4 억제제인 linagliptin 대비 동등 이상의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GUARD 연구는 중등도 또는 중증의 신기능 장애가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gemigliptin과 위약을 비교하고 12주가 지난 후에는 위약을 linagliptin으로 바꿔 gemigliptin과 linagliptin을 40주까지 비교한 연구다.

연구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GFR에 상관 없이 gemigliption이 linagliptin에 비해 혈당 강하 효과가 우세했다. 또한 gemigliptin은 플라시보 그룹에서보다 요알부민 크리아티닌 비(urine albumin to creatinine ratio, UACR)를 유의하게 더 감소시켰다<그림 1>.

 

이것은 동물 실험에서 관찰했던 DPP-4 억제제의 신기능 보호 효과를 임상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유성훈
한양의대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내분비내과

     Metformin 이후의 선도 혈당 강하제인 DPP-4 억제제의 현재와 미래    

혈당 강하제 선택 시 고려사항

혈당 강하제를 선택할 때는 혈당 강하 효과, 저혈당 발생 여부, 금기사항,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몇 가지 가이드라인의 권고사항을 살펴보면, 2018 ADA 가이드라인에서 metformin을 1차적으로 사용한 후 2차 약제를 선택할 때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에 대한 위험도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병용 요법 시 효능, 저혈당 위험도, 체중에 대한 영향, 부작용, 비용을 고려하도록 권고한다.

DPP-4 억제제가 metformin 다음으로

주요 처방 약제인 이유는 무엇인가?

DPP-4 억제제는 다른 혈당 강하제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우수한 혈당 지속성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혈당 강하제는 복용을 한 이후 첫 1, 2년 동안은 혈당이 잘 유지되다 이후 다시 혈당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에, DPP-4 억제제는 감소된 혈당이 장기적으로 잘 유지된다.

DPP-4 억제제와 SU에 대한 혈당 지속성을 2년간 평가한 메타분석 연구 결과 DPP-4 억제제의 우월함이 밝혀졌다.

DPP-4 억제제가 각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다. GLP-1 (glucagon like peptide-1) 작용제, SGLT-2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와 같이 DPP-4 억제제 또한 심혈관계 위험도가 적은 약이다.

또한 DPP-4 억제제 중 몇 가지 약물은 신장질환 환자에서 GFR에 따라 용량 조절 할 필요가 없다. 

DPP-4 억제제 사용 가이드라인

현재 당뇨병 학회에서는 metformin 이후의 약제로 DPP-4 억제제 또는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DPP-4 억제제는 가이드라인상 2차 또는 3차 약제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 명시되어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심혈관질환이 우려되는 환자에게는 DPP-4 억제제보다는 TZD (thiazolidinedione),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더 유리한 것으로 명시되어있다.

 

고관표
제주의대 교수
제주대병원 내분비내과

     제2형 당뇨병에서 안정적인 혈당 관리의 중요성     

혈당 변동성의 중요성
혈당 수치가 동일한 환자라 하더라도 어떤 환자는 혈당 변화의 폭이 작고 수치가 안정적인 반면, 어떤 환자들은 혈당 변동이 크다. 보통 혈당 조절이 잘 되는 사람에게서 혈당 변동폭이 작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서는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혈당 변동성에 대한 지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자가 혈당 측정(self-monitored blood glucose, SMBG) 또는 CGMS를 통해 측정 가능한 표준편차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또 다른 지표인 MAGE는 이 중 가장 과학적인 지표로 꼽히며 CGMS를 통해서만 측정할 수 있다. 

당뇨병 치료의 중요한 목표는 HbA1c를 낮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HbA1c를 낮게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혈당 변동성도 고려해야한다.

특히 혈당 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내피세포의 기능 저하 및 염증반응을 유발하여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또한 혈당 변동성이 당뇨병 합병증에도 관여한다는 실험 데이터들이 있다. 혈당 변동성이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서 주요 심혈관질환의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MAGE가 높은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심근경색 및 급성 심부전 발생률과 주요 심장 사건(major adverse cardiac events, MACE) 발생률이 높았다. 하지만 혈당 수치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Gemigliptin이 혈당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

STABLE 연구에서는 약물 복용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metformin/gemigliptin 병용 투여군과 metformin/sitagliptin 병용 투여군 및 metformin/glimepiride 병용 투여군을 비교했다.

참여 환자들의 유병 기간은 짧았으며 Hb1Ac는 평균 9.5% 이상으로 상당히 높았다. 약물은 총 3개월 동안 투여 됐다.

연구 결과, 12주 후 세 그룹간 혈당 수치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지만 혈당 변동성을 비교했을 때는 glimepiride 그룹에서는 개선되지 않았고 sitagliptin과 gemigliptin 그룹에서는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 다른 변동성 지표인 혈당 표준편차에 대해서는 gemigliptin복용 시 가장 많이 개선됐고 sitagliptin과 glimepiride에서는 비슷한 정도였다. 부작용 측면에서 gemigliptin과 sitagliptin의 양상은 비슷했고 glimepiride에서는 저혈당이 더 많이 발생했다. 

 

 

  Q&A  


Q. DPP-4 억제제의 경우 개발 시에 암, 이자염, 망막병증 발생에 관련해 많이 거론됐었는데 이 점들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A. 기전적으로 이자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여지가 있어 실제로 이자염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이자염 및 이자암을 증가시킨다는 임상적 근거는 없습니다. 

망막병증에 대해서는 한 실험 논문에서 나온 결과가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망막병증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지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이전 연구 결과가 있기도 했기에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2개월 미만으로 사용했을 시에는 망막병증의 위험성을 약간 증가시키나 약 28개월의 장기 사용에서는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습니다.

망막병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논문은 앞서 말씀드린 실험 논문 밖에 없으므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Q. 최근 SGLT-2 억제제에 대한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가이드라인에서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Metformin을 첫 약물로 사용한 환자가 잘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2제로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중 어느 것을 먼저 사용하는 게 좋습니까?

A.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게는 SGLT-2 억제제가 이득이 있으므로 2제로 적당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환자들에게는 혈당 조절 능력, 부작용 측면에서 더 안전한 DPP-4 억제제가 낫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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