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RI/SNRI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사망 위험 20% 높아…입원 위험은 15%↑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고령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uropean Respiratory Journal 지난달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또는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를 새롭게 복용한 COPD 고령 환자는 복용하지 않은 이들보다 90일 이내 사망 위험이 20% 증가했다. 게다가 COPD 또는 폐렴으로 입원할 위험은 1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향적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항우울제가 호흡기 관련 예후에 미치는 악영향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2008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캐나다 건강관리데이터(health administrative data)에 포함된 1350만여명 중 66세 이상으로 COPD 진단을 받은 총 13만 1718명 환자가 분석에 포함됐다. 이 중 2만 9835명(25.2%)이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인 SSRI 또는 SNRI를 새롭게 복용했다.

연구팀은 잠재적 교란인자를 고려해 SSRI 또는 SNRI를 복용한 군(SSRI/SNRI 복용군)과 복용하지 않은 군(대조군)을 1:1 성향점수매칭해 비교·분석했다.

1차 종료점은 COPD 또는 폐렴으로 입원하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2차 종료점은 퇴원 환자의 호흡기 악화, 입원하지 않았지만 COPD 또는 폐렴으로 응급실 방문, COPD 또는 폐렴으로 중환자실 입원, COPD 또는 폐렴과 관련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으로 정의했다. 추적관찰은 90일간 이뤄졌다. 

최종 결과, SSRI/SNRI 복용군은 대조군보다 COPD 또는 폐렴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1.15배 더 높았다(HR 1.15; 95% CI 1.05~1.25). SSRI/SNRI 복용군의 절대적 위험(absolute risk difference, ARD)은 대조군 대비 0.5% 높았고,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수(number needed to harm, NNH)는 200명으로 파악됐다.

COPD 또는 폐렴으로 응급실을 찾을 위험 역시 SSRI/SNRI 복용군이 대조군과 비교해 1.13배(HR 1.13; 05% CI 1.03~1.24), ARD는 0.3% 상승했으며, SSRI/SNRI 복용군의 NNH는 333명이었다. 

아울러 SSRI/SNRI 복용군의 COPD 또는 폐렴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대조군보다 1.26배(HR 1.26; 95% CI 1.03~1.55) 높았고, ARD는 0.1% 늘었으며, NNH는 1000명으로 조사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SSRI/SNRI 복용군에서 1.20배(HR 1.20; 95% CI 1.11~1.29), ARD는 0.8% 상승했고, NNH는 125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선 결과와 달리 COPD 또는 폐렴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할 위험은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HR 1.07; 95% CI 0.85~1.34).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성 미카엘 병원 Nicholas Vozoris 박사는 "COPD 고령 환자는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호흡기 관련 예후 악화 및 사망 위험 등이 높다는 사실을 이번 대규모 인구기반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정신건강질환을 동반한 COPD 고령 환자에게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 처방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COPD 고령 환자가 정신건강질환을 동반했을 때 SSRI 또는 SNRI를 복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다만 임상에서는 SSRI 또는 SNRI의 호흡기 관련 예후를 고려해 약물을 처방해야 하며, 환자에게도 이 같은 이상반응 위험을 충분히 설명한 후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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