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새로운 항지혈제 사용의 안전성 및 효과 분석' 결과 발표
티카그렐러·프라수그렐,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 위험 높아

국내 심방세동 환자에겐 기존 항응고제인 와파린보다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더 효과적이며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는 새로운 항혈소판제인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이 기존 치료제인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 위험이 높아 안전성 문제가 감지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 NECA)은 국내 실제 임상자료를 활용한 '새로운 항지혈제(항응고제 및 항혈소판제) 사용의 안전성 및 효과 분석' 연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항지혈제는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동양인에서 의약품 안전성 문제가 대두돼 실제 임상 자료 기반의 한국인 대상 연구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에 NECA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심방세동 환자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의 안전성 및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먼저 심방세동 환자 5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항응고제의 안전성 및 효과를 분석한 결과, NOAC이 와파린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와파린 대비 NOAC의 뇌졸중·전신색전증 위험은 28% 낮았고(HR 0.72; 95% CI 0.65~0.81), 사망 위험은 25%(HR 0.75; 95% CI 0.68~0.82), 심근경색증 위험은 30%(HR 0.70; 95% CI 0.63~0.77) 낮아 NOAC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등 NOAC 약제별 비교 결과 역시 와파린보다 뇌졸중·전신색전증 예방 및 사망률 감소에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 와파린 대비 NOAC 사용별 효과·안전성 비교 결과.

안전성 평가 결과에서도 NOAC이 와파린과의 대결에서 승전보를 올렸다.

NOAC의 전체 출혈 위험은 와파린보다 13%(HR 0.87; 95% CI 0.82~0.92), 뇌출혈 및 위장관출혈 등 주요 출혈 위험은 18%(HR 0.82; 95% CI 0.72~0.93) 낮았다. 다만 두개내출혈 등의 뇌출혈 위험은 NOAC에서 와파린과 비교해 24% 낮았으나 통계적으로 의미있지 않았다(HR 0.76; 95% CI 0.55~1.05).

약제별 전체 출혈 위험은 다비가트란 또는 아픽사반의 전체 출혈 위험이 와파린보다 각각 16%(HR 0.84; 95% CI 0.78~0.90), 24%(HR 0.76; 95% CI 0.70~0.81) 감소했지만, 리바록사반은 와파린과 출혈 위험에 대한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HR 1.00; 95% CI 0.94~1.06).

아울러 항응고제 용량에 따른 분석 결과 역시 NOAC 표준용량 및 저용량 치료군 모두에서 와파린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했으며, 표준용량 투약 시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카그렐러·프라수그렐, 클로피도그렐보다 사망 위험↓·출혈 위험↑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투약하는 항혈소판제는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이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사망 위험은 낮지만 출혈 위험은 높았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약 7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발생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 주요 심장질환 사건 발생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이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티카그렐러: HR 0.98; 95% CI 0.90~1.07, 프라수그렐: HR 0.87; 95% CI 0.73~1.03).

하지만 전체 사망 위험은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 대비 18%(HR 0.82; 95% CI 0.68~0.97),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32%(HR 0.68; 95% CI 0.51~0.89), 뇌졸중 위험은 23%(HR 0.77; 95% CI 0.63~0.95) 낮았다. 

프라수그렐은 티카그렐러와 달리 클로피도그렐과의 효과 비교 결과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우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 클로피도그렐 대비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 사용별 효과·안전성 비교 결과.

사망 위험을 비교한 결과와 달리 출혈 위험을 평가한 안전성 결과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승기를 잡았다.

전체 출혈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 투약 시 각각 30%(HR 1.30; 95% CI 1.21~1.41), 19%(HR 1.19; 95% CI 1.03~1.38) 높았던 것. 주요 출혈 위험은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보다 23% 유의미하게 높았으나(HR 1.23; 95% CI 1.03~1.48), 프라수그렐은 클로피도그렐 대비 주요 출혈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HR 1.24; 95% CI 0.87~1.78).

연구책임자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심장내과)는 "NOAC과 새로운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환자의 특성과 위험도에 따라 의약품의 적절한 선택과 사용이 필요함을 알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한국인에 대한 항지혈제 임상 진료지침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연구책임자 NECA 윤지은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의약품의 시장 진입 이후에도 개발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함을 알려 준다"면서 "NECA는 앞으로도 국내 실제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에 대한 안전성, 효과성 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본 연구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서 방법론적인 제한점이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기존에 서양인에서 알려진 많은 임상연구결과가 실제 대규모 한국인 코호트에서도 확인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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