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7일까지 닷새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2005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Congress 2005)`가 성대히 개최됐다.
 미국의 AHA 및 ACC와 더불어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ESC 학술대회는 수만명의 관련 기초 및 임상의학자들이 참석, 심혈관질환의 최신동향을 짚어보는 국제 학술행사다.
 올해는 여성 심혈관질환 및 대사증후군의 집중조명과 심부전을 비롯한 관상동맥질환 치료의 최신 임상결과가 소개되는 등 대단위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본지는 국제 학술대회의 유용한 정보들을 보다 빠르게 독자들에게 전달키 위해 2차에 걸쳐 ESC에서 소개된 관련 임상시험들을 소개한다.

"대사증후군 별도 진단·치료 필요"
명확한 정의 필요성 공감…동맥경화성질환 동시 관리도

 이번 ESC 연례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사증후군의 정의 및 임상적용을 두고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졌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연구학회(EASD)는 `Diabetes Care(2005;28:2289-2304)` 최근호에 대사증후군의 불완전한 정의를 근거로 이를 별도의 질병으로 진단과 치료를 하지 말 것을 주장, 논쟁을 촉발한 바 있다<본지 302호 1면>.
 ESC는 각 대륙의 세계적 석학 및 임상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The Metabolic Syndrome: an Evolving Epidemic`을 주제로 열린 특별세션에서 `대사증후군에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이에 따른 `다양한 인종적용이 가능하며 근거에 기반한 대사증후군 정의가 요구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대사증후군의 임상적용과 관련해서는 이 증후군을 나타내는 환자의 제2형당뇨병 및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충분하고 상당수의 환자들에서 비만으로 인한 1~2개 이상의 위험인자가 동시발현되는 등 그 실체가 인정되는 만큼, 이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진단후에는 기존에 정립된 모든 위험인자는 물론 관상동맥질환 및 여타 동맥경화성 질환의 조기징후에 대한 동시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치료에서는 운동과 식이요법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제2형당뇨병·동맥경화성 합병증·대사증후군 모두를 통합적으로 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한 상당수의 연구결과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칼로리 섭취·혈당부하(glycemic load) 조절, 충분한 채소와 식이섬유 섭취, 전이지방(trans fat) 삼가, 오메가-3 지방산 섭취(생선), 다중불포화지방산/포화지방산 비율의 적절한 조절 등이 식이요법으로 권고됐다.
 약물요법은 모든 위험인자에 대한 다원적인 치료와 함께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중성지방·콜레스테롤 등을 동시관리해야 함을 입증한 `STENO-2` 연구의 패러다임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 메트포민 또는 아카보즈·ACE억제제·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s) 등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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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I-CLARITY 연구]
클로피도그렐 사용 PCI시술전 효과 입증
마크 사바틴 교수

 `PCI-CLARITY(Clopidogrels Adjunctive Reperfusion Therapy)` 연구결과,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전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할 경우 사망과 더불어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에 PCI 시술시 또는 후에 적용되던 클로피도그렐 요법을 시술전으로 확대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마크 사바틴 교수팀은 지난 3월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에 보고된 `CLARITY-TIMI 28` 연구에 이은 `PCI-CLARITY` 연구결과를 이번 ESC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PCI 시술을 앞둔 환자에게 시술 몇시간 또는 몇일 전 클로피도그렐 요법을 사용할 경우, 주요 심혈관 사건에 있어 시술시 사용보다 더 우수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심장마비로 PCI 시술을 앞둔 1863명의 환자를 클로피도그렐군(300㎎ loading dose, 이어 1일 75㎎, 933명)과 플라세보군(930명)으로 나누어 치료·관찰했다. 1차 종료점은 무작위 배정후 30일 기간 사망·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재발이었다.
 연구결과, 시술전 클로피도그렐 요법을 적용할 경우 사망 및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 재발률이 4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한 클로피도그렐 전치료가 시술을 기다리는 동안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 발생위험을 38%까지 감소시킴과 이상의 효과가 환자의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남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진 브론왈드 박사는 "`CLARITY-TIMI 28` 연구를 통해 클로피도그렐이 혈관폐쇄 방지와 심장마비의 2차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술전 약물치료를 통해 혈관성형과 스텐트술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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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AMI 연구]
심근경색후 심장개형 페린도프릴이 예방
페라리 교수

 ACE억제제 페린도프릴(perindopril)이 심근경색 후 환자의 사망위험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장개형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페라라대학 로베르토 페라리 교수팀은 이번 연례회의에서 `PREAMI(Perindopril Remodeling in Elderly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 연구결과를 발표, "급성심근경색 생존자들이 페린도프릴 치료를 통해 사망 및 심부전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좌심실박출률(LVEF)이 40% 이상으로 정상수준인 급성심근경색 환자중 65세 이상 노령층에서 페린도프릴이 사망·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심장개형 등에 미치는 복합결과를 검증키 위해 진행됐다.
 이를 위해 유럽지역 141개 의료센터의 심근경색 환자 1259명을 모집, 페린도프릴군(첫 1개월 4㎎ 시작후 나머지 11개월 8㎎) 또는 플라세보군(4㎎ 후 플라세보)으로 나누어 치료·관찰했다. 페린도프릴과 플라세보는 급성심근경색 표준 약물요법에 더해 실시됐다.
 연구결과, 페린도프릴은 사망·심부전 입원·심장개형의 복합 1차 종료점에서 59%의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이같은 결과는 심장개형(64% 감소)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한 페린도프릴군에서 27% 감소했다. 사망률을 단일로 봤을 때는 대조군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으나, 1년 치료후 추적·관찰결과 고령층임에도 불구 사망률이 현저히 낮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같은 페린도프릴의 심장개형 감소효과는 모든 서브그룹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페라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을 경험한 노령환자에게서 심실박출량이 정상일지라도 심장개형이 나타날 수 있음과, 페린도프릴 1일 8㎎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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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BIS Ⅲ 연구]
베타차단제·ACEI 심부전 치료효과 대등
빌렌하이머 교수

 베타차단제로 심부전 환자의 약물치료를 시작할 경우, ACE억제제 요법과 비교해 효과 및 내약성이 대등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심부전 약물치료의 경우 베타차단제 보다는 ACE억제제로 시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반하는 결과로,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두약물의 선택여부를 의사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 Malmo병원 심장내과의 로니 빌렌하이머 교수팀은 연례회의에서 `CIBIS III(Cardiac Insufficiency BIsoprolol Study III)` 연구결과를 발표, 이같이 밝혔다. 심부전 치료에 있어 두계열 약물을 일 대 일 비교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인 `CIBIS III`는 신규 심부전 진단환자 1010명(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비소프로롤(bisoprolol, 타깃용량 10mg o.d) 또는 에날라프릴(enalapril 타깃용량 10mg b.i.d)로 나누어 6개월간 치료를 진행하고, 이후 24개월간 두약물의 병용을 실시했다.
 연구결과, 시험종료 시점에서 두요법 간에 효과 또는 내약성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치료 1년후 진행한 사후분석에서는 비소프로롤군 중 42명의 환자가 사망한 반면, 에날라프릴군이 60건으로 31%의 차이를 나타냈다.
 빌렌하이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현재의 치료 가이드라인은 심부전 환자들이 ACE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이어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는 전략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는 과거 대규모의 전향적·대조군 연구에서 검증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비소프로롤이 심부전 환자의 초기 1년치료에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증거 중심주의에 근거해 이제 초기치료의 약물선택을 임상의사들에게 맡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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