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W 2018]미국소화기학회가 주목한 대장내시경 연구AI, 알약형 염색약 등 소개, 내시경 기기별 장단점은?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방식으로 대장암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암 발생률 2위는 대장암이 차지했고, 사망자 수는 3위를 기록했다.

대장암의 80% 이상은 대장선종에서 시작한다. 선종은 크기와 세포 분화에 따라 암 진행이 더욱 가속화되기에 제때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장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90% 이상으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새로운 내시경 기기나 부속 기구 등을 통해 대장내시경의 종양 발견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6월 2일부터 4일간 개최됐던 2018 미국소화기학회 주간(Digestive Disease Week, DDW)에서는 대장내시경의 종양 발견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다수 소개됐다.

인공지능(AI) 기술, 알약 제형 염색약 등장 

눈에 띄는 발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Willian karnes 박사가 AI를 이용해 종양 발견율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다.

연구에서 AI는 ‘비디오 오버레이(overlay)’로서 내시경을 통한 화면에서 종양을 식별해 영상에 작은 녹색 상자로 알려주는 원리로 작동했다.

연구진은 AI의 보조를 받은 대장내시경 전문의와 보조를 받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다. 그 결과 AI를 사용한 경우 종양이 45개 확인된 반면,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36개를 찾아내는 데 그쳤다. 특히 1~3mm 크기의 작은 종양을 찾아내는 데 있어 AI를 사용한 경우는 종양을 5개 더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AI 모델의 진단 정확도는 96%였고, 모델 성능 평가지표인 곡선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은 0.99였다.

알약 제형 염색약을 이용해 종양 발견율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도 소개됐다.

현재 색소내시경 기술은 스프레이 카테터로 환자의 대장에 색소를 분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염색 염료를 혼합해야 하기에 번거로울뿐더러 부정확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에서 이탈리아 후마니타스의대 Alessandro Repici 교수는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메틸렌 블루(methylene blue)성분의 알약 제형 염색약을 복용한 군과 위약을 복용한 군으로 나눠 선종 발견율(Adenoma detection rate, ADR)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염색약 200mg을 복용한 그룹의 ADR은 56%로 위약군(48%)보다 ADR이 8% 높았다(OR 1.41 95% CI 1.09-1.81).

ADR 8% 차이는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으나, 공동연구자인 Michael B. Wallace 박사에 따르면 ADR이 1% 증가할 때마다 대장암 발병률과 사망률은 각각 3%, 5%씩 줄어들 수 있다.

DDW 2017, 수중 대장내시경으로 종양 발견율 높여

지난해 열렸던 DDW 2017에서는 어떤 연구가 있었을까? 

캘리포니아대학 Anish Patel 교수가 수중 대장내시경(Underwater Colonoscopy)으로 종양 발견율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가 소개됐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내시경 삽입에 앞서 결장을 확장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데 그 과정에서 물 또는 공기를 사용하는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한 후향적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수중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는 용종 발견율이 69.6%로 공기를 주입한 경우(64.3%)에 비해 5.3%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ADR은 44.5%로 공기를 주입한 경우(41.4)와 비교해 3.1% 더 높았고, 무경성 톱니상 선종(Sessile serrated adenoma) 발견율은 11.1%로 공기를 주입한 경우(7.9%) 대비 3.2% 더 높았다.

Patel 교수는 “수중 대장새니경은 물을 주입할 때 종양에 남아 있는 대변을 씻어 낼 수 있으며 물이 돋보기 역할을 해 종양 발견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내시경 기술 우월성 비교

대장내시경 기술의 우월성을 비교한 연구도 소개됐다.

미국 인디애나의대 Prasanna L. Ponugoti 교수는 환자 1262명을 무작위로 나눠 Endocuff, Endorings, 광시야각 내시경(Full Spectrum Endoscopy, FUSE)의 성능을 비교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Endocuff는 ADR이 65%로 Endorings(57%), FUSE(52%)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반면 무경성 톱니상 용종(Sessile serrated polyp) 발견율에서는 Endocuff는 11%, Endorings는 11%, FUSE는 10%로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아주의대 신성재 교수(소화기내과)에 따르면 Endocuff는 원통모양 몸체에 방사 형태의 부드러운 돌기가 달린 구조다. 내시경 선단부에 끼워 사용하고 내시경 삽입 후 회수할 때 돌기가 방사상 모양으로 펼쳐져 주름을 젖히고 눌러 대장 주름 근위부를 잘 관찰할 수 있게 돕는다.

EndoRing는 투명 실리콘 디스크가 원통형 몸체에 순차적으로 달린 구조다. 실리콘 디스크가 회수 시 전방으로 펼쳐져 점막과 대장주름을 눌러 관찰을 돕는다.

또한 FUSE는 내시경 선단부에 3개의 렌즈가 달려있어 한 번에 330도의 시야각으로 종양을 찾아낼 수 있다. 일반 내시경의 시야각이 140~170도에 그치기에 더욱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내시경 삽입 부위 경도 조절이 어려워 루프가 쉽게 만들어지고, 양 측면 화면에 용종을 발견할 경우 절제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Third Eye panoramic cap이라는 내시경 부속기구도 있다. 이는 기존의 Third Eye retroscope가 고비용이고, 회수 시 흡인이 안 되며 용종 절제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을 보완한 기구다.
신 교수는 “Third Eye Panoramic cap은 내시경 선단부에 장착해 사용하며 양쪽 측면에 LED와 카메라가 달려있어 시야각이 300도에 이른다. 또한 겸자공(내시경 삽입기, biopsy channel) 사용이 가능해 부속기구를 쓸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새로 개발되는 내시경 기기나 부속기구에 대해 신 교수는 “안전성, 사용 편리성, 효과 등에 대한 자료가 아직 부족하다”면서 “추후 이에 대한 여러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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