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esogens'·'Diabetogens' 등 내분비 교란물질을 '위험인자'로 봐야 한다는 지적 이어져
내분비 교란물질, 심혈관질환 '독립적' 위험인자인가?
내분비 교란물질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로 지목되면서 자연스럽게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비만, 당뇨병과 독립적으로 내분비 교란물질과 심혈관질환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2008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이옥신 농도가 증가할수록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사망뿐만 아니라 모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Environ Health Perspect 2008;116(11):1443-1448).
아울러 건강한 남성 및 여성을 10년 추적관찰한 결과에서도 비스페놀 A 농도가 증가하면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1.13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Circulation 2012;125(12):1482-1490).
그러나 내분비 교란물질과 심혈관질환 간 인과관계를 증명할 만큼의 충분한 근거가 없어, 이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연구가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단면연구'로 진행…'전향적 연구'가 어려운 이유는?
이처럼 학계에서는 내분비 교란물질이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임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지금까지 진행된 대다수 연구가 단면연구로 진행된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단면연구는 의학적 현상을 확인할 때는 효율적이지만 인과관계를 입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전향적 연구를 통해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내분비 교란물질간 인과관계를 추론해야 하지만, 비용적인 문제, 내분비 교란물질 농도 측정의 어려움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내분비학회 내분비교란물질 연구회 전숙 총무이사(경희의대 내분비대사내과)는 "역학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선 내분비 교란물질 농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측정법이 쉽지 않으며 내분비 교란물질의 정상 수치도 설정돼있지 않다"며 "전향적 연구는 비용적인 문제로 진행하기 어렵고 내분비 교란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은 불가능하다. 결국 대부분 연구가 단면연구로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회 이홍규 회장(을지의대 내과)은 "무한대로 많은 인공적, 자연적 화학물질들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 보인다"면서 "다만 가장 중요한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몇 가지만 측정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내분비 교란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GC/MS법이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의 학자들, 단체들과 소통해 세계적 환경문제와 급증하는 내분비질환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