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탈모 등 연이은 새로운 적응증 장착으로 주목
탈모 치료 효과는 지난 2014년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미국 예일대 Brett A. King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에서는 전신탈모증과 건성증을 동반한 25세 남성을 대상으로 두 달간 매일 토파시티닙을 10mg 투여했고, 이후 3개월간은 15mg씩 투여했다.
그 결과 처음으로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고, 투여량을 더 늘린 이후로는 머리카락은 물론 눈썹, 전신 체모가 모두 정상으로 회복됐다.
지난 2016년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실린 JAK 억제제의 탈모 치료 효과를 평가한 연구도 눈여겨 볼만 하다. 연구에 따르면 탈모의 중증도를 평가한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 점수가 전반적으로 21%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토파시티닙의 탈모 효과에 대한 임상 2상 연구가 2016년 9월부터 진행 중이다. 원형 탈모(Alopecia Areata), 전두 탈모(Alopecia Totalis), 전신 탈모(Alopecia Universali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오픈 라벨 연구이며, 올해 12월 연구를 최종 완료할 예정이다. 추가 적응증 장착과 관련해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기도 하다.
충남의대 심승철 교수(류마티스 내과)는 TNF-억제제인 ‘아달리무맙’과 마찬가지로 토파시티닙도 적응증이 10개 넘게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달리무맙은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등 여러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4월에는 식약처로부터 만성 비감염성 전방 포도막염에 대한 적응증을 승인 받으며 지금가지 총 15가지의 적응증을 획득한 약제다.
다만 토파시티닙이 탈모 치료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를 더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심 교수는 “토파시티닙이 건선성 질환을 가진 탈모 환자에서 발모 효과를 봤다는 보고 일뿐, 일반적인 탈모 환자에게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가의 약을 일반 탈모 환자에게 쓰기는 어렵고, 발모제를 바르는 제형으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의 티 ; 대상포진 부작용
늘 장밋빛 전망 그 이면에는 여러 우려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토파시티닙의 대상포진 감염 부작용이 보고 됐다.
5월 30일 IBD에 실린 미국 오레곤보건과학의대 Kevin L Winthrop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토파시티닙을 복용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 중 5.6%가 대상포진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상포진 발병률은 65세 이상의 환자와 동양인, TNF 치료 실패 경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높았다. 연간 환자 100명당 사건 발생 건수로 환산한 ‘100 patient-years’로 분석한 결과 각각 9.55건, 6.49건, 5.38건이었다.
그 밖에도 위장관 천공, 감염, 비흑색종 피부암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하지만 심 교수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부작용이 크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여러 임상연구로 비춰 봤을 때 효과나 부작용 측면에서 TNF 억제제와 거의 비슷하다는 것. 이는 미국 류마티스 학회에서도 뜻을 같이한다.
그는 “환자가 주사제를 원하는 지 경구제를 원하는 지에 따른 차이가 클 것”라며 “오히려 TNF 약제는 부작용으로 결핵 위험이 큰 반면 토파시티닙은 대상 포진 위험이 크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핵치료제는 9~10개월간 약을 먹어야하고 약 개수도 많지만, 대상포진은 일주일간 항바이러스를 먹으면 치료할 수 있어 오히려 TNF 억제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