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CR] SAVR와 비교한 NOTION 결과, 시술 후 6년째 판막 내구성 합격점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이 수술 중등도 위험군에 이어 저위험군까지 파이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혈관중재술학회 연례학술대회(euroPCR 2018)에서는 수술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TAVI와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의 6년째 예후 및 판막 내구성을 비교한 NOTION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TAVI를 받은 수술 저위험군은 SAVR를 적용한 이들보다 혈류역학적 변화가 개선됐고 판막의 구조적 이상 등이 적게 발생했다. 종합하면 판막 내구성 측면을 비교한 TAVI와 SAVR의 맞대결에서 TAVI가 승기를 잡은 것이다. 

NOTION 연구는 수술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TAVI 시 CoreValve를 적용해 시술했을 때 예후를 분석한 연구다. 그동안 발표된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난 2016년 유럽에서 중등도 위험군에 해당하는 대동맥협착증 환자에게 CE 마크를 획득, 적응증이 중등도 위험군까지 확대됐다. 

더 나아가 지난 3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8)에서 발표된 NOTION 연구의 5년 추적관찰 결과에서는 수술 저위험군인 고령의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TAVI 또는 SAVR를 받더라도 뇌졸중, 심근경색,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의 발생률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할 수 없거나 수술 고위험군에게 시행되던 TAVI가 중등도 위험군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고 저위험군까지 넘보는 분위기지만 TAVI 시 적용하는 판막 내구성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었다. 

지난 EuroPCR 2016에서 1세대 판막으로 TAVI를 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8년 이내에 판막기능이 악화된다는 보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학계에서는 TAVI 시 적용하는 판막의 내구성이 SAVR보다 떨어진다는 우려와 함께 시술받은 환자들의 기대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기에 TAVI 판막의 장기간 내구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덴마크 국립의료원(Rigshospitalet) Lars Søndergaard 박사팀은 NOTION 연구에 참여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280명을 대상으로 TAVI 시 적용하는 판막의 장기간 내구성을 SAVR와 비교했다. 

평균 나이는 79세였고 80% 이상이 수술 후 30일내 사망 가능성을 평가하는 미국흉부외과학회(STS) 점수가 4% 미만으로 수술 저위험군이었다. 이들은 TAVI군 또는 SAVR군에 145명과 135명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판막 구조적 이상 발생률, TAVI 4.3% vs SAVR 23.7%

6년째 예후를 비교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TAVI군이 42.5%, SAVR군이 37.7%로 두 군간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P=0.58).

주목해야 할 점은 판막 내구성을 비교한 결과다. 판막의 구조적 이상 또는 비구조적 이상, 판막 협착증, 심내막염 등으로 정의한 판막 기능장애 발생률은 TAVI군 56.1%, SAVR군 66.7%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P=0.07). 

구체적으로 6년째 평균 압력차(mean gradient)가 등록 당시보다 최소 20mmHg 또는 시술 3개월 후부터 최소 10mmHg, 중등도·중증 대동맥 역류 발생 등을 평가한 판막의 구조적 이상 발생률은 TAVI군이 4.3%, SAVR군이 23.7%로, TAVI 시 판막의 구조적 이상이 압도적으로 적었다(P<0.0001). 다만 판막의 비구조적 이상은 TAVI군과 SAVR군이 각각 54%와 57.8%로 유사했다(P=0.52).

TAVI 또는 SAVR 후 중등도 또는 중증 수준으로 환자 체구에 부적합하게 판막이 적용된 비율(patient prosthesis mismatch)은 SAVR군이 57.8%로 43.2%인 TAVI군보다 10% 이상 높았다. 

심내막염 발생률은 TAVI군과 SAVR군이 각각 5.8%와 5.9%로 유사했고(P=0.95), 혈전증은 두 군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등도·중증의 판막주위 누출 발생률은 TAVI군이 21.6%로, SAVR군 1.5%보다 10배가량 많이 발생한 점은 흠으로 꼽혔다. 

Søndergaard 교수는 "판막주위 누출은 2009~2013년에 TAVI를 받은 환자군에서 많이 발생했다"며 "당시 TAVI 시 지금과 달리 전산화 단층촬영영상(CT imaging) 대신 심장초음파를 통해 대동맥 판막륜 크기를 확인했다. 이들이 지금 치료를 받는다면 상당수 환자가 더 큰 판막을 이식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성토머스병원 Bernard Prendergast 박사는 "지난 2~3년간 TAVI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번 무작위 연구는 이 같은 우려를 덜어줬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TAVI를 받은 후 7~8년간 안전하다는 대규모 등록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 같은 연구와 NOTION 연구를 통해 TAVI가 외과적 수술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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