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ANA 연구,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부정맥제와 치료 혜택 비교
모든 환자 분석은 '실패'…최종 치료받은 환자 분석은 '성공'
반면 PP 분석 결과, 전극도자 절제술군의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은 항부정맥제군보다 27% 낮았다(HR 0.73; 95% CI, 0.54~0.99).
뿐만 아니라 치료를 변경한 환자까지 모두 포함해 분석 시 전극도자 절제술군은 항부정맥제군보다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이 33%(HR 0.67; 95% CI 0.50~0.89),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40%(HR 0.60; 95% CI 0.42~0.86),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 위험이 17%(HR 0.83; 95% CI 0.74~0.94) 적었다. 실제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와 항부정맥제를 복용한 환자를 비교한 결과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의 치료 혜택에 무게 추가 기운 것이다.
아울러 전극도자 절제술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낮았고 이는 항부정맥제군과 유사했다. 전극도자 절제술 시 주의해야 하는 이상반응인 시술로 인한 심방-식도 누공(atrial esophageal fistulas) 또는 사망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치료받은 환자 예후에 주목해야"
이번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ITT 분석이 갖는 의미에 공감하지만, 실제 치료받은 환자들의 예후를 비교한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심방세동 환자들이 연구 시작 당시 어떤 치료군으로 분류됐는지 보다는 실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ITT 분석에서 전극도자 절제술군이 항부정맥제군보다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이 낮지 않아 결과가 부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치료받은 환자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항부정맥제보다 전극도자 절제술의 치료 혜택이 더 컸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전극도자 절제술군에서 심각한 이상반응이 감지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전극도자 절제술의 입지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 교수는 "안전성 평가 시 치료 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에 주목해야 하는데, 연구에서 이 같은 문제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번 결과를 통해 전극도자 절제술과 항부정맥제의 치료 효과가 동등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CABANA 연구가 미국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령에 따른 전극도자 절제술 혜택 차이 커…모든 환자에게 적용 어려워
다만 연령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의 치료 혜택 차이가 커 이번 결과를 모든 심방세동 환자에게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65세 미만의 젊은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분석을 진행한 결과, ITT 분석에서 전극도자 절제술군의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은 항부정맥제군보다 48%(HR 0.52; 95% CI 0.27~1.00), PP 분석에서는 59%(0.41; 95% CI 0.20~0.85) 낮았다.
반면 8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게는 전극도자 절제술보다 항부정맥제의 치료 혜택이 더 컸다. 이는 고령이 젊은 층보다 더 많은 합병증을 동반했기 때문에 시술에 따른 혜택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해 안전성 평가에서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향후 시술 경험이 적은 의료진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Liverpool Heart and Chest Institute의 Dhiraj Gupta 박사는 "전극도자 절제술은 지난 10년간 안전한 시술로 발전했다. 게다가 이번 연구는 규모가 큰 병원에서 시술 경험이 많은 심장 전문의들이 환자를 치료했기에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시술 경험 또는 병원 규모와 관계없이 전극도자 절제술 시 합병증 발생률이 본 연구와 동일한 수준으로 낮은지를 확인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