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고려대학교의 도전'을 주제로 포럼 개최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 속에서 고려의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고려대학교의 도전 - 의료의 역할과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70년 이상 지속된 분단으로 인해 자력의 힘으로는 도저히 회복될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중중환자 한반도를, 다가온 평화의 모멘텀 속에서 건강 공동체로 회복시키기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날 포럼에는 고려의대 선경 교수(흉부외과)가 좌장을 맡아 고려대대학원 통일보건협동과정 김영훈 교수와 김신곤 교수가 발표했고, 윤인진 교수(사회학과)와 송태진 교수(외과)가 패널로 나섰다.

김영훈 교수는 '한반도 건강공동체의 새지평'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한반도는 환경과 기후, 감염병 등이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지정학적 구조이므로, 남북 한쪽의 문제가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적, 보건의학적 의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따라서 군사 당국 핫라인뿐만 아니라 전염병 핫라인도 시급하게 만드는 등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위한 남북 쌍방의 노력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처럼 마련된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가 보건의료영역에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향후 고려대학교가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그 사회적 가치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인진 교수는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넘어 재외국민 700만명을 포괄하는 한민족 건강공동체, 더 나아가 아시아 공동체를 향한 고려대학교의 비전과 역할을 고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신곤 교수는 "남북한 화해 분위기 속에 바야흐로 교류협력이 활발해질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전처럼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이라는 차원을 넘어, 서로의 장점으로 협력하며 창의적인 R&D를 준비해야 한다"며 "특히 유전적으로는 동일하지만 70년 이상 다른 환경에 노출돼 있던 한반도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매우 독특한 코호트다. 앞으로 남북한 공동영양조사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매우 영향력 있는 연구를 한반도가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진 교수는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협력을 위해선 남북 모두에 정통한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탈북 의료인들은 한반도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그간 탈북 의료인들의 교육과 훈련은 몇몇 사람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에 그쳤다. 새로운 리더십은 이런 시대적 문제에 주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선경 교수는 "고대가 한반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더 나아가 유라시아벨트 대표 대학으로 세계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교육구국을 통해 민족을 선도해왔던 고대가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마중물로, 더 나아가 인류공동체의 미래 희망을 준비하는 문명사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의대 총장 후보로 경쟁했던 선경, 김영훈 교수가 힘을 합친 포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고려의대 교우회 주관의 여론조사에서 의대교수 95%가 의대 총장 배출을 원했고, 88%가 후보 단일화에 공감했으며 단일화 후보 선호도에서는 선경 교수가 김영훈 교수를 앞질렀다.

이후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함께한 첫 번째 자리였던 이번 포럼에서 김영훈 교수는 단일후보 선경 교수를 고려의대 90주년 최초의 총장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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