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독정신의학회 "기존 담배와 유사한 니코틴·유해물질 함유…금연치료 필요"

"가열담배는 '또 다른 담배'에 지나지 않습니다. 니코틴 중독은 가열담배가 아니라 금연치료로 해야 합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이사장 이상규)가 가열담배(heated tobacco products)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학회는 3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가열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가열담배는 국내에서 지난해 첫선을 보이기 시작해 기존 담배에 비해 혐오 냄새나 유해물질이 적다는 이유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또 가열담배가 흡연이 아니거나 금연 목적으로 피워도 된다고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담배시장에서 가열담배의 비중은 2017년 12월 6.1%에서 2018년 1월 9.1%로 증가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판매가 지속된다면 향후 가파른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가열담배가 건강 측면에서 기존 담배보다 우세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을뿐더러, 최근 가열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담배회사로부터 독립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이코스(IQOS)의 경우 비인두암과 골수성 백혈병의 발병과 연관된 포름알데히드 함량이 기존 담배와 큰 차이가 없는 74%로 확인됐으며 살충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아세나프텐은 기존 담배보다 무려 3배 더 많은 양을 포함하고 있었다(JAMA Intern Med 2017;177(7):1050-1052). 

게다가 가열담배의 니코틴 농도는 기존 담배와 거의 비슷하고(J UOEH 2017;39(3):201-207), 간접흡연을 통해 흡입되는 가열담배에 의한 에어로졸의 니코틴 농도는 기존 담배와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발표됐다(Nicotine Tob Res 2017 Jun 16. [Epub ahead of print]). 즉 가열담배도 기존 담배와 마찬가지로 니코틴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정밀하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열담배가 안전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 노성원 학술이사(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흡연으로 인한 건강위험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의학적 효과가 검증된 금연치료뿐이다"며 "흡연이 흡연자뿐 아니라 비흡연자의 건강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생각하면, '또 다른 담배'에 지나지 않은 가열담배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보다 확실하고 정확하며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금연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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