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 받은 소아 환자 약물 조기 복용 후 급성 신손상 위험 감소

아세트아미노펜이 심장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의 급성 신손상을 막는 약제로 떠올랐다. 

JAMA Pediatrics 5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소아 환자는 심장수술 후 48시간 이내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급성 신손상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 

급성 신손상은 심장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에게 주로 발병하는 합병증으로 사망률 및 입원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 심각한 상태이지만 이를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없는 상황. 이에 임상에서는 급성 신손상 발병 위험을 낮추고 질환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밴더빌트의대 Sara Van Driest 교수는 "심장수술, 심폐우회술 시 적혈구가 용해되면 유리 헤모글로빈(free hemoglobin)이 방출되고 산소를 제대로 운반하지 못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세트아미노펜은 유리 헤모글로빈이 산화된 형태를 환원시켜 산화 상태를 줄여 급성 신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연구 배경을 밝혔다. 

회고적 코호트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는 3차 어린이병원 2곳에서 2008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심장수술을 받기 위해 28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소아 환자 데이터가 포함됐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수술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하도록 했다.

급성 신손상 정의는 국제신장학회(KDIGO)에서 제시한 혈청 크레아티닌(serum creatinine) 수치에 따라, 수술 후 일주일째에 측정한 값이 등록 당시보다 0.3mg/dL 이상 증가했거나 최소 1.5배 늘어난 경우로 정의했다. 

먼저 연구팀은 밴더빌트의대에 소속된 어린이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소아 총 66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의 중앙값 월령은 6.5개월이었고, 51.2%(341명)가 급성 신손상을 앓았다.

비보정 분석 결과, 급성 신손상이 발병한 소아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량(중앙값)은 47mg/kg로 질환이 발병하지 않은 소아가 복용한 78mg/kg보다 적었다(P<0.001). 

나이, 심폐우회술, 적혈구 크기 분포(red blood cell distribution width), 수술 후 혈압 저하, 신장독소 노출,  RACHS(Risk Adjustment for Congenital Heart Surgery) 점수 등을 보정한 결과에서는 아시트아미노펜 복용량이 1kg당 10mg 늘어날 때마다 급성 신손상 위험이 1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OR 0.86 per each additional 10mg/kg; 95% CI 0.82~0.90).

이어 연구팀은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확인하고자 미국 듀크아동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소아 333명을 대상으로 검증 코호트(validation cohort)를 진행했다. 이들의 중앙값 월령은 14.1개월이었고, 48.6%(162명)에서 급성 신손상이 발병했다.

분석 결과 급성 신손상이 발병한 소아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량은 60mg/kg(95% CI 40~87), 급성 신손상이 없었던 소아는 70mg/kg(95% CI 45~94)이었고, 아세트아미노펜 복용량이 1kg당 10mg 늘어날 때마다 급성 신손상 위험이 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OR 0.91; 95% CI 0.84~0.99).

Van Driest 교수는 "심장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급성 신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후향적 관찰연구로 진행됐기에 향후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아세트아미노펜이 급성 신손상 예방약으로 투약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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