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오재원 교수 "ReHOT 결과, 스피로노락톤과 혈압 조절률 통계적 차이 없어"

▲ 연세의대 오재원 교수는 19일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Hypertension JEJU 2018'에서 'Emerging Drug Therapy for Resistant Hypertens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클로니딘(clonidine)이 저항성 고혈압 환자 치료에 네 번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세의대 오재원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ReHOT 연구에서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과 클로니딘의 혈압 조절률은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며 "저항성 고혈압 치료의 4차 약제로 쓰이고 있는 스피로노락톤과 효과가 비슷하다는 점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19일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Hypertension JEJU 2018'에서 밝혔다.

저항성 고혈압은 이뇨제를 포함해 작용기전이 다른 항고혈압제를 세 가지 이상 병용투여하고 각각 약제의 용량을 최적 용량으로 투여해도 혈압이 140/90 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한다. 

대부분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다른 기전의 네 번째 약물이 필요하므로 '2018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 스피로노락톤 또는 아밀로라이드(amiloride)를 처방한 후 1~2주 이내에 혈청 칼슘 수치를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독사조신(doxazosin) 등의 알파차단제를 추가할 수 있다.

클로니딘은 중추성 교감신경 억제제로 혈관운동중추를 억제해 혈압을 낮추지만 현 진료지침에서는 저항성 고혈압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ReHOT 연구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스피로노락톤과 클로니딘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다기관 무작위 연구다(Hypertension 2018;71(4):681-690). 저항성 고혈압 환자 187명은 세 가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면서 스피로노락톤 또는 클로니딘 복용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돼 12주간 치료를 받았다.

먼저 1차 종료점으로서 진료실 혈압 140/90mmHg 미만 및 24시간 활동혈압 130/80mmHg 미만을 달성한 환자군을 확인한 결과, 스피로노락톤군은 20.5%, 클로니딘군은 20.8%로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RR 1.01; P=1.00).

또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미만으로 감소한 환자는 스피로노락톤군이 33.3%, 클로니딘군이 29.3%였고, 24시간 활동혈압 130/80mmHg 미만에 도달한 환자는 각각 44%와 46.2%로 유사한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24시간 수축기혈압 및 이완기혈압 강하 정도는 스피로노락톤군이 클로니딘군보다 더 컸다. 그럼에도 약물 순응도가 80% 이상인 환자군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두 군간 1차 종료점 결과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저항성 고혈압 환자 치료에 클로니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연구는 스피로노락톤 또는 클로니딘 투약 전 워시아웃(washout) 기간이 없었고 가정혈압을 모니터링을 하지 않은 점이 한계점으로 꼽힌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클로니딘이 스피로노락톤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약제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PATHWAY-2 연구에서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스피로노락톤이 독사조신보다 우수했고 이번 연구에서 스피로노락톤과 클로니딘의 치료 효과가 비슷했다.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이를 종합하면 클로니딘이 독사조신보다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좋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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