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클로페낙 심근경색 위험 3.3배 증가
국내에서도 심혈관 위험 평가 필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계열 해열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의 심혈관 안전성 논란이 재현될 조짐이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미국 보스톤의대 Maureen Dubreuil 교수가 수행한 안전성 연구 결과가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최신호에 실리면서 확산되고 있다(http://dx.doi.org/10.1136/annrheumdis-2018-213089).

해당 논문은 대규모 영국 The Health Improvement Network(THIN) 코호트를 이용한 환자-대조군 연구(Nested Case-control Study)로, 심근경색 이력이 없는 18세 이상 퇴행성 관절염(osteoarthritis, OA), 강직성 척추염 (ankylosing spondylitis, AK) 또는 척추관절염(spondyloarthritis, SpA) 환자들을 분석한 것이다.

특히 현재 투약중인 환자(0~180일), 최근 투여했던 환자(181~365일), 투약한지 오래된 환자(365일 이상), 투약하지 않았던 환자(대조군) 등 네 개의 코호트로 나눠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디클로페낙의 일일 투여량을 100mg 또는 그 이상으로 사용한 비율은 OA, AK, SpA  환자군별 각각 92%, 95%, 92%였으며, 나프록센의 경우 1000mg 또는 이상을 사용한 비율은 각각 56%, 63%, 72%였다.

디클로페낙 또는 나프록센 이외에 처방받은 약물은 이부프로펜(55%), 세레콕시브(11%), 멜록시캄(10%), 로페콕시브(7%), 에토리콕시브(5%), 인도메타신(3%), 에토도락(3%) 등이 있었다.

분석 결과 디클로페낙 심근경색 3배 이상 증가

그 결과, 총 심근경색 발생건수는 SpA 코호트(8149명)에서 115건, OA 코호트(24만4339명)에서 6287건으로 나타났다. AK 코호트는 여러가지 분석 한계를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했다.

보정 분석 후 SpA 환자 중 현재 디클로페낙을 투약 중인 환자(0~180일)는 대조군 대비 심근경색 발생빈도가 3.3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OR 3.32 95% CI 1.57 to 7.03). 또한 OA 환자에서도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1.3배 증가했다.

이러한 양상은 다른 NASIDs 약물에서도 나타났는데, 전반적인 평균 위험도는 1.2배 증가했다(aOR, 1.17). 다만 유일하게 나프록센에서만 추가 위험이 나타나지 않았다 (aOR 0.98).

현재 디클로페낙 사용자 외에 최근 사용자(181~365일)에서도 위험성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보정 평가에서 SpA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대조군대비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준으로 최근 나프록센을 사용한 SpA 및 OA 환자는 심근경색 위험이 증가하지도 감소하지도 않았다.

연구를 수행한 Maureen Dubreuil 교수는 "디클로페낙의 심근경색증 발생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반면 나프록센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결론 내리면서 "이번 결과를 뒷받침하는 임상 결과가 필요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임상지침도 변화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 디클로페낙은 대부분 근육 주사제이다. 국내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으며 대산 아세클로페낙이라는 경구용 제제가 많이 처방된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이 디클로페낙 주사제형은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신 경구용인 아세클로페낙은 많이 사용되고 있어 이 약물에 대한 안전성도 평가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한양의대 성윤경 교수는 "디클로페낙의 심혈관 안전성 이슈는 국내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며, 특히 주사제형은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영향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NSAIDs 심혈관 사건 발생 이슈는 모든 약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디클로페낙에서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골관련질환 환자에게 NSAIDs 계열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용하지 않고, 심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를 미리 선별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조심해서 사용하는 식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NSAIDs 계열 약물의 전반적인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디클로페낙 사용이 적은 대신 이부프로펜, 세레콕시브, 멜록시캄, 로페콕시브 등 다양한 NSAIDs 계열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안전성 재평가를 해봐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골대사학회는 오는 6월에는 NSAIDs 유발 골다공증 관리 지침을 발표할 계획인데 안전성 관련된 지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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