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적응증 확대 추가 재정투입 등 신중히 검토해 결정할 것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추진하는 가운데 약가 대폭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MSD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확대될 경우 투여 환자가 많아져 보험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험약가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인하 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어 MSD 측이 섣불리 협상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9월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제안한 MSD와 정부는 그 이후 이렇다할 논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격될 경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지만 반대로 약값 인하 폭이 만만치 않아 주춤하는 모양새다. 

정부 역시 이미 보험약값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추가비용이 투입될 재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 2015년 데이터에 따르면 대략 1∼3기까지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수는 2만 2000명 수준이다. 재발률을 최소 20%에서 최대 50%로 추산하면 한 해 4000명∼1만명이 재발 환자가 된다. 

한 해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진단되는 환자는 6700여명으로,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격되면 한 해 4기로 진단받은 환자 중 화학치료요법에 실패한 환자와 1∼3기 중 악화된 환자 모두 투여대상이다. 

현재 투여대상보다 최대 2배까지 늘 것이란 계산이다. 이 같은 경우 큰 폭의 약가인하는 불가피하다. 

울산의대 이대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최근 키트루다 1차 치료제 확대에 따라 "적지않은 보험약값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MSD가 키트루다의 1차 치료제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2차 치료제 분야에서의 경쟁자 '옵디보'나 '티쎈트릭'에 앞서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가 1차로 투여될 경우 2차 치료제인 옵디보나 티쎈트릭의 환자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복지부 역시 키트루다의 1차 치료제 확대로 파생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MSD가 파격적인 약가를 제안하지 않을 경우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키트루다의 1차 치료제 확대가 면역항암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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