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1/2a상 결과,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 감소·약물 관련 이상반응 없어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헌팅턴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국신경과학회 제70차 연례학술대회(AAN 2018)에서는 헌팅턴병 치료제 'IONIS-HTTRx'의 임상 1/2a상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IONIS-HTTRx를 투약한 환자군에서 헌팅턴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mutant huntingtin production)이 감소했고 약물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IONIS-HTTRx는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제제로 헌팅턴 단백질 합성에 직접 관여하는 mRNA를 타깃으로 작용해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 생산을 억제한다. 현재 헌팅턴병 치료에 '헌팅틴 낮추기(huntingtin-lowering)' 전략이 학계의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ASO는 이 분야에 가장 발전될 기술로 주목받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Sarah Tabrizi 교수팀은 IONIS-HTTRx의 안전성, 내약성, 약물동력학 등의 특징을 확인하고자 헌팅턴병 환자들을 모집해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한 다기관 이중맹검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총 46명의 헌팅턴병 환자가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은 IONIS-HTTRx 네 가지 용량 투약군(IONIS-HTTRx 투약군) 또는 위약군에 3:1 비율로 무작위 분류돼 척수강내 주사를 통해 매달 각 약물을 투약받았다. 

IONIS-HTTRx 투약군은 처음에 저용량으로 시작해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받으면서 점차 증량했다. 신약의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저용량부터 신중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단계적 증량 디자인(ascending-dose design)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4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모든 환자군이 이번 연구를 완료했으며 IONIS-HTTRx 투약군에서 문제가 되는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내약성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고용량의 IONIS-HTTRx를 투약한 환자군에서는 척수액에서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이 40~60%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를 전임상연구 결과에 적용하면 뇌 안의 단백질이 최소 55%에서 최대 85%까지 줄어든 것과 관련됐다. 또 용량 의존적(dose-dependent)으로 IONIS-HTTRx 투약 용량이 증가할수록 감소 폭은 더 커졌다.

IONIS-HTTRx 투약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도 감지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군 대다수가 경증이었고 가장 흔한 증상은 요추천자(lumbar puncture)에 따른 두통이 있었다. 아울러 IONIS-HTTRx 투약 용량에 따른 독성 문제가 없었다.

이와 함께 진행된 탐색적 분석(exploratory analysis) 결과에 의하면,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 감소와 총 운동점수 및 숫자-기호바꾸기검사 점수 개선 간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Tabrizi 교수는 "이번 임상연구는 헌팅턴병 치료에 다가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향후 척수액에서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이 줄어들면서 치명적인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장기간 추적관찰 및 대규모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헌팅턴병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루게릭병과 함께 4대 뇌 신경질환으로 꼽히며,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다 결국 사망에 이르는 유전성 뇌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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