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의료악법 잘 막아왔다"

제39대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3년간의 임기를 채우고 정들었던 의협을 떠난다. 

박근혜 정부 안에서 추진되던 원격의료, 규제기요틴 정책과 함께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취임했던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악법을 잘 막아왔다고 자평했다. 

그가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전공의특별법이 제정되기도 했고, 만성질환 수가 시범사업과 노인외래정액제 개선 등 그동안 의료계 숙원사업이었던 수가 정책도 개선됐다. 

내부적으로는 현지실사 대응센터, 의료인 폭행 대응 센터 등 여러 가지 센터를 운영하며 회원의 민원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왔다. 

이제는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그에게 3년 간의 아쉬움과 향후 집행부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소회는 어떤가. 

보궐선거를 통한 임기를 포함해 지난 4년은 시간이 유수라는 말로 대변될 것 같다. 매 순간이 긴박했고 모든 사안이 중요치 않은 게 없었다.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회무였던 것 같다. 

회장 취임 당시 의료계는 원격의료, 규제기요틴 등 의료 악법에 맞서는 상황이었는데, 나름대로 지금까지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 
또 회원의 자긍심과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고 협회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힘을 쏟았었다. 

곧 의협을 떠나게 되니 3년 전 제39대 회장에 취임했을 때의 각오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국민과 함께하는 의료제도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의료계의 뜻이 펼쳐지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동행은 필수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 그간 기억에 남는 일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의료일원화 논의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가 기억에 남는다. 아쉬웠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2015년 의료일원화 문제는 아직까지도 회원들에게 왜곡된 인식이 박혀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보건의료제도와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면 의료일원화는 국가가 시책으로 삼고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지역편차, 의료기관 간 쏠림현상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실제 통계를 내보면 2013년 대비 2017년 상급종합병원의 총 요양급여비용 평균 증가율이 10.84%를 기록하는 동안 의원급 의료기관은 5.83%에 그쳤다. 약 두 배 차이다.
의료전달체계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반드시, 또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문제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이루지 못했기에 앞으로도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며, 차기 집행부에도 부탁하고자 하는 회무 중 하나다. 

- 자랑할 일도 있지 않을까.

노인외래정액제와와 전공의특별법 제정을 꼽고 싶다.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은 회원들에게 실질적 이익을 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그간 노인외래정액제로 인해 환자와의 갈등이 많아 신뢰관계까 깨지는 일이 잦았다. 이를 개선함으로써 일부 신뢰관계가 회복된 것 같아 뿌듯하다. 

전공의특별법도 의료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물론 병원계는 전공의특별법 제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환자 안전과 전공의 인권과 권리를 증진시키는 데 일종했다고 생각한다. 

반면, 임기 동안 새로운 규제도 많이 생긴 점은 안타깝다. 
 
- 재직하는 동안 여러 차례 불신임 위기를 맞기도 했다. 

회원과의 소통이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나를 비롯해 집행부가 그동안 본인의 일을 열심히 해왔지만, 그 성과가 회원들에게 알려지지 못했고,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이런 과정 안에서 서로 간에 오해가 발생하면서 불신임 안건이 수차례 올라왔던 것 같다. 내가 잘 했어야 하는 미안함이 가장 크다.  

하고 싶은 말은 차기 집행부에는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내부적 논쟁과 소통을 통해 결정된 회무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한마음으로 힘을 실어주고 움직일 때 추진력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 차기 집행부에 바라는 게 있나. 

최대집 당선인은 투쟁 경험이 많은 사람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더 잘 아는 분이라 차기 집행부가 더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적 색깔에 있어 중간자적 입장을 견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협은 국회, 정부, 시민단체 등과 일 해야 하는 단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쪽으로 정치적 성향이 쏠린다면 부담이 클 것이다. 또 회원 가운데 본인을 지지하지 않은 회원도 존재한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날 지지하지 않은 회원들의 뜻도 회무에 반영하려 노력해야 한다. 

의협은 다양한 지역과 직역에 모인 사람들이 꾸린 단체라는 생각을 하길 바란다.  

- 퇴임 후 계획이 있다면. 

예전처럼 다시 진료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어떤 방향을 갖고 진료를 이어나갈지는 고민하고 있다. 

휴식 기간을 갖고 고민하고 생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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