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연구에서 심혈관질환 위험 확인…EAGLES 결과, 위험신호 나타나지 않아

금연보조제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약물인지에 대한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관찰연구, 메타분석 등에서 금연보조제가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지만, 최근 발표된 대규모 직접비교연구(head-to-head)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연보조제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문제는 지난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경고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당시 FDA는 금연보조제인 바레니클린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바레니클린군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등의 위험이 감지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기에 FDA는 바레니클린의 위험과 효과를 모두 고려해 처방할 것을 권고했다. 

관찰연구 결과, 바레니클린 치료 시 심혈관질환 위험 34% ↑

이처럼 임상에서는 금연보조제의 심혈관질환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캐나다 써니브룩 연구소 Andrea S Gershon 교수팀의 후향적 분석에서 그 위험이 확인돼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Am J Respir Crit Care Med 2018;197(7):913-922).

연구팀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2월 사이에 바레니클린을 처음 복용한 5만 6851명의 의료기록을 바탕으로 인구기반 자기 대조군(self-controlled) 관찰연구를 시행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바레니클린을 복용하지 않는 기간과 비교해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4% 높았다(Relative Incidence 1.34; 95% CI 1.25-1.44). 이는 심혈관질환 과거력이 없는 이들에서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Gershon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는 바레니클린을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금연으로 심혈관질환, 암 등의 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건강도 지킬 수 있다. 바레니클린을 복용했을 때 위험과 혜택을 모두 고려해 금연치료 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AGLES 연장연구 "금연보조제-위약, 심혈관질환 위험 차이 없어"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반박하는 연구가 JAMA Internal Medicine 4월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려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FDA가 바레클리닌 제품설명서에서 신경정신학적 이상반응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문을 삭제하는 데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 EAGLES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EAGLES 연구는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로, 금연보조제가 신경정신학적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Neal L. Benowitz 교수팀은 EAGLES 연장연구를 진행, 연구 참가자들을 추가로 추적관찰해 금연보조제와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140곳 의료기관에서 흡연자 8058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은 바레니클린 1mg 1일 2회 치료군(바레니클린군), 부프로피온 150mg 1일 2회 치료군(부프로피온군), 니코틴 패치 21mg 1일 1회 사용군(니코틴 패치군), 그리고 위약군에 무작위 분류됐다. 12주동안 치료 후 추적관찰을 12주간 진행했다. 이와 함께 4595명을 추가로 24주간 추적관찰 했다.

1차 종료점은 치료 기간에 나타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등의 주요 심혈관 사건(MACE)으로 정의했다. 2차 종료점은 MACE와 함께 말초동맥질환이 새롭게 발병했거나 질환이 악화돼 시술이 필요한 경우, 관상동맥혈관재생술 또는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등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치료 기간 및 추적관찰 동안 금연보조제 치료군에서 확인된 1차 종료점 발생률은 0.5% 미만, 2차 종료점 발생률은 0.8% 미만으로 1%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각 치료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심혈관질환 발병까지 걸린 시간, 혈압 또는 심박수 등도 치료 별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MACE 발병까지 걸린 시간은 위약군과 비교해 바레니클린군, 부프로피온군 모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바레니클린군: HR 0.29; 95% CI 0.05~1.68; 부프로피온군: HR 0.50; 95% CI 0.10~2.50).

Benowitz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 금연보조제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했지만 이번 EAGLES 연장연구에서는 이러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임상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에 대한 우려로 금연보조제 치료를 주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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