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COR 2018] 우울증 고위험군·동반군, 의료비 지출 많고 기능상태 악화돼

우울증이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로 지목되면서 심뇌혈관질환 환자 진료 시 우울증 예방 및 치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6~7일 미국 알링턴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주최 'QCOR(Quality of Care and Outcomes Research) 2018'에서는 심뇌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으로 인한 예후 악화 위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이 같은 위험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양한 환자군에서 확인되면서 심뇌혈관질환 환자에게 효과적인 우울증 관리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뱁티스트 헬스 사우스 플로리다 Victor Okunrintemi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환자 5명 중 1명은 우울증을 동반한다"면서 "우울증과 심뇌혈관질환 중 어떤 질환이 선행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울증이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라는 점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동반 또는 고위험군에서 의료비 지출·입원 위험 ↑

Okunrintemi 교수팀은 우울증 고위험군이거나 우울증을 동반한 심혈관질환 환자의 예후를 분석한 두 편의 연구 결과를 7일 발표했다(Abstracts #240, #241). 

두 연구 모두 미국 의료비지출패널서베이(Medical Expenditure Panel Survey, MEPS)를 이용했으며, 18세 이상의 심혈관질환 환자가 대상이 됐다.

첫 번째 연구는 ASCVD 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 위험도에 따른 의료비 지출, 입원 위험 등을 평가했다. 2004~2015년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ASCVD 환자 총 1만 6136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활용됐다. 평균 나이는 67세였고 남성은 55%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우울증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군 또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고위험군은 8.6%로 확인됐다. 

먼저 우울증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고위험군이 매년 지출하는 평균 의료비는 1200달러로 353달러인 저위험군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었다(P<0.001).

입원 위험은 우울증 고위험군이 저위험군보다 1.75배 높았으며(OR 1.75; 95% CI 1.75~2.32),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지한 환자가 고위험군에서 4.83배 더 많았다(OR 4.83; 95% CI 3.28~7.12). 이와 함께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 역시 고위험군이 저위험군 대비 3.3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OR 3.33; 95% CI 1.64~6.77).

Okunrintemi 교수는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ASCVD 환자일지라도 우울증 고위험군이라면 의료비 지출이 많았으며, 주관적인 건강상태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았고 삶의 질도 떨어졌다"며 "우울증 위험이 높은 ASCVD 환자가 우울증을 진단받지 못해 이를 치료하지 못하면서 예후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심근경색 환자에서 우울증 진단에 따른 의료비 지출 및 예후 등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앞선 연구와 동일하게 MEPS를 활용해 2006~2015년 심근경색을 진단받은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심근경색 환자 6702명(우울증 비진단군)과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 1381명(우울증 진단군)이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5세였고 63%가 남성이었다. 

비교 결과, 우울증 진단군은 비진단군보다 입원 위험이 1.54배(OR 1.54; 95% CI 1.29~1.83), 응급실 방문 위험이 1.43배 높았다(OR 1.43; 95% CI 1.21~1.69). 이와 함께 연간 의료비는 우울증 진단군이 비진단군 대비 4381달러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1). 

Okunrintemi 교수는 "우울증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주로 동반되는 질환으로, 우울증으로 인해 환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면서 "임상에서는 심근경색 환자 내원 시 우울증이 발병했는지를 적극적으로 추적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발병 전 우울증 있었다면?…기능상태 56% 악화

이와 함께 뇌졸중 발병 전 우울증의 위험을 경고한 연구 결과가 6일 발표됐다(Abstracts #17). 최종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전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군은 우울증이 없었던 이들보다 뇌졸중으로 인한 예후 악화 위험이 컸다.

미국 듀크대학 Shreyansh Shah 교수팀은 2014년 60곳 병원에서 퇴원한 뇌졸중 환자 약 160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진단에 따른 예후를 평가했다. 뇌졸중 발병 전 우울증이 있었던 환자(우울증군)는 총 185명(11.4%)으로, 이들과 우울증이 없었던 환자군(비우울증군)의 뇌졸중 중증도 및 기능상태(functional status)는 유사했다. 

뇌졸중 발병 후 3개월 및 6개월 예후를 비교한 결과, 우울증군은 비우울증군보다 기능상태가 약 56% 악화됐을뿐 아니라(OR 1.56; 95% CI 1.00~2.42) 삶의 질도 떨어졌다. 

Shah 교수는 "뇌졸중 발병 전 우울증이 있었던 환자군이 우울증이 없었던 이들보다 예후가 더 나빠질뿐더러 삶의 질도 낮아졌다"면서 "이러한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상에서 효과적인 우울증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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