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과 알코올이 주 원인…여름 대비 겨울 사망자 4.6배 높아

목욕을 하던 중 사망하는 사람은 주로 술을 마신 뒤 목욕을 시도했거나 심혈관질환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대 유승호 교수(법의학과)팀이 목욕 중 사망한 사람들의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수치가 높은 이들에서 목욕 중 사망한 경우가 많았다. 또 여름보다는 겨울에 사망자가 4배 이상 높아 더욱 주의가 요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일 대한의학회 발간 저널 JKMS에 실렸다(J Korean Med Sci. 2018 Apr 02;33(14):e108).

지금까지 목욕 중 사망 사고가 많은 일본 등에서 그 원인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다수 진행됐지만, 부검을 통한 명확한 사인을 규명하지 못한 점이 연구의 한계점으로 지목됐었다(Med Sci Law 2010;50(1):11-14).

유 교수는 "한국 역시 고령화 시대와 찜질방 등이 인기를 끌며 목욕 중 사망하는 사고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에는 2008~2015년 사이의 3만 1123건의 부검 기록 중 외상의 징후가 있는 대상을 제외한 목욕 중 사망 사건 84건이 포함됐다.

대상자들의 연령은 18세부터 91세까지 다양했으며, 평균연령은 61.3세였다.

사망사건을 부검한 결과, 주요 사인으로는 익사가 67.9%(57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자연적인 질병(natural disease) 28.6%(24명), 급성 알코올 중독 3.6%(3명) 순이었다.

익사가 원인으로 지목된 사망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에서 심혈관 질환이 있었던 사망자가 각각 75.4%(43명), 81.5%(22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분석했을 때, 0.08% 이상을 기록한 건은 익사 사망건 33.3%(19명), 비익사 사망건 29.6%(8명)로 나타났다.

목욕 사망이 발생한 장소로는 공중 목욕탕이 67.9%(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집 20.2%(17명), 호텔이나 모텔이 11.9%(10명)였다.

또한 12~2월인 겨울에 목욕 관련 사망자가 67.9%(57명)로 6~8월 여름에 비해 약 4.6배 많았다.

유 교수는 "한국에 24시간 찜질방이 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숙취를 위해 찜질방을 찾는다"면서 "이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목욕관련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젊고, 공중 목욕탕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술을 마신 후 찜질방이나 목욕탕은 삼가야 하며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들 역시 항상 위험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이러한 사망 사건은 원인을 감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숙련된 법의학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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