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과정서 노조와 갈등·매출 감소 등 부담 추측...BI, "일신상 이유" 일축

 

승승장구하던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매출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임기 6개월을 남기고 사직한 박기환 전 대표의 퇴임사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박기환 대표는 지난달로 사장직을 사임했다.

오는 9월 임기만료를 6개월 앞두고 결정된 일이다. 

일신상의 이유로 퇴직을 결정했지만 지난해 말 단행된 ERP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매출감소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무성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베링거는 작년 말 ERP를 진행했다. 겉으로는 희망퇴직이지만 사실상 순환기팀을 타깃으로 진행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회사는 순환기팀 일부는 전환배치하고 퇴사하는 직원들에게는 이직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노조에서는 ERP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갈등을 빚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링거의 승승장구하던 매출 성장세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베링거의 매출이 8년만에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이 245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2663억원보다 8% 줄어든 것. 

2016년 109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7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베링거는 항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를 비롯해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자디앙 등 탄탄한 순환기·내분비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영업력이 강한 유한양행과 손잡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작년 트윈스타의 원외처방액은 812억원(-16.9%), 트라젠타 및 트라젠타듀오는 1089억원(-3.4%)으로 주력품목의 처방액이 감소했다. 

항응고제 프라닥사도 전년 대비 5.9% 줄어든 187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던 프라닥사도 고전하고 있어 결국 보령제약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박 전 대표가 심리적 압박을 느껴 사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베링거 측 관계자는 "순환기 영역 저조한 실적과 직접 관련된건 아니다"라며"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후임 사장의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박 대표는 릴리 본사근무를 시작으로 BMS 마케팅 디렉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마케팅 총괄 상무, 한국유씨비제약 대표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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