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이식에 90일 동안 가능... 3건의 임상 통해 정확도 확인

피하지방에 이식하는 혈당측정기. 에버센스라는 제품으로 미국내 허가를 앞두고 있다.

몸속에 이식해 수 개월 동안 혈당을 측정하는 장치가 곧 미국내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미FDA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만장일치로 성인을 위한 이식형 지속적 혈당 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 CGM)의 승인을 권고함에 따라 조만간 허가가 예상된다.

해당 기기는 센스오닉스(Senseonics, Inc)가 개발한 에버센스(Eversense)라는 제품이다. 만일 허가가 이뤄지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승인되는 첫 장기간 이식형 CGM가 나오는 셈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2016년 허가를 획득했고 현재 14개 유럽 국가에서 1700명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제품의 이식은 간단하다. 센서로 이뤄진 제품을 팔뚝 상단의 피하조직에 이식하기만 하면 된다. 이와 연결된 송신기는 팔에 부작하는 방식이다. 이후 형광기반 시스템이 혈당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게 되며, 이러한 정보는 외부로 드러난 수신기를 통해 모바일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센서 사용기한은 90일로 사용이 끝나면 제거해야 하며 또 다른 팔뚝에 새로운 제품을 이식하면 된다. 이식이 완료되면 5분마다 실시간으로 포도당 수치를 알려주며, 고혈당, 저혈당 등의 정보를 환자에게 진동 또는 알람의 형태로 제공한다.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의대 Jeremy H. Pettus 박사는 "기존의 CGM은 2주 이내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이번 제품은 수 개월 사용함으로서 편의성을 높였다"면서 "특히 정확성, 삽입의 불편합, 접착제, 비용 등의 문제로 장기간 사용이 어려웠다는 점에서 새로운 옵션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3건의 전향적 임상에서 정확성 확인

에버센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임상을 통해 검증된 제품이라는 점이다. 81명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PRECISE 연구와 미국인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PRECISE II 연구 그리고 35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90일간 시행된 PRECISION가 승인 권고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PRECISE II 연구를 통해 90일 동안 평가했을 때 실험실 혈당 측정과 비교해 절대 평균 차이가 8.5%로 정확한 혈당 측정값을 구현했다. 아울러 판독값이 87%가 대조군과 비교해 15mg/dL 이내 차이가 있거나 허용 오차 범위 15% 이내인 이른바 '15/15룰'을 충족했다.

아울러 저혈당과 고혈당 감지율이 또 각각 96와 94%로 높았다. PRECISION은 두개의 에버센스 장치를 이식하고 하나는 2세대 송신기 또와 1세대 송신기를 비교했는데, 이 또한 두 군의 판독값 중 85%가 '15/15룰'을 충족하면서 정확성을 확인했다.

전체 연구에서 나타난 주요 이상반응은 세 건이었는데, 한 건은 이식한 장치를 제거하기 어려워 전신마취를 한 후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다른 두 건은 엔드캡이라 불리는 일부 장치가 떨어져 나가면서 센서 일부 구성품이 조직에 남아 있는 상태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향후 디자인을 개선했다.

현재 제조사는 허가 조건으로 시판후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미국내 20개 임상기관에서 175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기기 관련 삽입 또는 제거 절차시 관련된 중증 이상반응을 관찰할 계획이다.

에버센스를 이식하면 외부 송수신기를 통해 모바일로 실시간 혈당을 파악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관심

CGM이 미국내 승인을 예고하면서 국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당뇨병 전문가들은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 이식 센서와 스마트 폰을 활용한 혈당 시스템 관리를 도입하면 치료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또한 목표혈당 달성률이 낮은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식형 혈당측정기의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박경수 이사장(서울의대 내분비내과)은 "센서 이식으로 혈당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면 목표혈당 달성률도 올라갈 수 있다. 앞으로 다양한 혈당 관리 옵션이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학회차원에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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