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 "일단 지켜보자 " ... "의원과 달리 병원 파업은 쉽지 않아"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새롭게 선출되면서 강력한 투쟁 노선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병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의 분위기는 개원가만큼 뜨겁지 않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서울시의사회 정기총회에서도 13만 의사회원의 힘을 모아준다면 문케어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한 투쟁의지를 보였다.

또 거리 투쟁을 예고하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수 있다며 집단휴진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4월 집단휴진, 총궐기대회 등 의약분업 때 등장했던 키워드가 다시 등장하면서 의사협회는 전투 모드로 돌아섰다. 

그런데 대한병원협회나 중소병원, 전문병원 등의 반응은 일단 지켜보자는 유보적 입장이다. 

우선 병원협회는 직접적 언급은 최대한 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병협 한 관계자는 "최대집 회장이 현재 내리는 여러 결정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 병원협회 자체적으로 관련 임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아직 회장 취임도 안 한 상태라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을 바라볼 때 양가감정이 든다는 언급도 나왔다. 

전문병원 한 관계자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등을 막기 위해 정부와 전투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또 너무 투쟁적인 모습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것 같디고 하다"며 "의료계를 위해 싸워줬으면 좋겠는데, 또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복잡한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병원협회, 정부와 협상은 계속

최 회장이 선출되면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병-정'협의를 중단했다.

하지만 병원협회는 의사협회가 협상 테이블을 벗어났지만 정부와 협상은 계속 이어간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의병정 회의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병원협회가 의사협회와 다른 스텐스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정부와 대화를 계속 진행하면서 사안별로 불합리한 것은 개선을 요구하고, 결론낼 것은 합의하면서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의사협회가 계속 엄포를 놓고 있지만 계속 그렇게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원과 병원의 입장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만일 4월 총파업을 하면 직원 100~1000명 정도를 고용한 병원이 의원보다는 더 큰 손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파업에 쉽사리 동참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의협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방법론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병원 직원들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병원은 파업 결정을 의원보다 더 어렵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병원협회의 전반적 분위기가 파업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앞으로 의사협회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두고 볼 일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