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EASD "추가 연구·치료 유보 필요" 공동성명

"심혈관 질환 여러 위험인자 갖고 있을 뿐"
"개별 인자 모이면 심혈관 질환 위험 급격히 증가"


 "(명확한 의학적 증거가 규명될 때까지)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진단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별도의 질병이 있다고 믿도록 오도하는 것으로, 실제 이들은 기존에 정립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갖고 있을 뿐이다" - 미국당뇨병학회 학술위원장 리차드 칸 박사.
 북미와 유럽의 대표적 당뇨병학회가 대사증후군과 관련 기존 연구결과와 학계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견을 내놔, 임상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연구학회(EASD)는 `Diabetes Care(2005;28:2289-2304)` 최근호에 `대사증후군: 재평가의 시간`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 `추가적인 대사증후군 연구를 비롯해 진단 및 치료유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미국국립콜레스테롤교육위원회(NCEP)·미국심장협회(AHD) 등 순환기 분야는 물론 국제당뇨병연맹(IDF)의 내분비계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심혈관질환의 새로운 위험인자로 대사증후군의 실체와 심각성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 관리를 주장해 왔던 것과는 전혀 상반된 견해다.
 향후 심혈관 및 당뇨병 학계의 뜨거운 논쟁이 점쳐진다. 논란 확대시 임상분야는 물론 대사증후군 타깃약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제약업계 또한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최근 10여년 사이 심혈관질환의 주된 위험인자로 인식돼 임상적용의 폭이 확대돼 왔다. IDF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을 나타내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발생위험이 3배, 이로 인한 사망 위험률은 2배에 달한다. 또한 대사증후군 환자의 제2형당뇨병 발생위험이 5배나 높은데다, 당뇨병 환자의 60% 이상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는 통계를 볼때 그 중요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학회는 "대사증후군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임상에서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별도로 치료해야 할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첫째, 증후군 정의에 사용되는 기준이 모호하거나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실례로, WHO·NCEP(ATP-III)·IDF가 대사증후군에서 정의한 고혈압 수치가 모두 다소간 차이를 보인다<관련기사 23면>.
 이상지혈증은 HDL-콜레스테롤 수치에서, 비만은 측정종류와 위치(BMI·중심부비만·허리수치·허리-엉덩이 둘레비) 등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위험인자 목록도 다소 차이를 드러낸다.
 WHO 정의에는 단백뇨가 포함되고 제2형당뇨병 또는 내당능장애 여부가 기준으로 활용됐으나, NECP는 단백뇨를 제외하고 공복시 혈당량을 적용했다.
 양 학회는 이를 근거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동시다발되는 환자들을 대사증후군으로 진단치 말 것`과 `명확한 과학적 증명 전까지는 이를 별도의 질환으로 떼내어 치료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대사증후군의 모호한 정의에 대해서는 지난 10여년간 많은 논의가 있었고, AHA나 IDF 등도 이를 인정하고 개선의지를 밝히고 있어 문제소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각의 위험인자와 이들의 복합발현이 갖는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견해차가 심해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두 학회는 위험인자들의 동시발현이 각 위험인자의 합산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지는 않으며, 각각의 인자들보다 더 유의하거나 높은 심혈관질환 위험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대사증후군을 별도질환으로 치료하는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1 더하기 1은 2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조지 알베르티 전 IDF 회장은 &#47317;`Framingham` 연구 등을 통해 복합적인 위험인자의 발현이 심장질환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반론을 펼쳤다.
 가천의대 길병원 고광곤 교수 또한 "MRFIT(Multiple Risk Factors Intervention Trial) 연구 등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경우,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결론들이 도출됐다"며 개별 위험인자의 단일치료 보다는 복합인자의 동시치료가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극복은 물론 비용효과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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