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서도 아직 정의 분분한데 국민건강 심각한 문제로 대두

대사증후군의 정의는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다.
 1970년대 `Framingham` 연구에서 카넬 박사는 당뇨병·고혈압·흡연·고지혈증·심장비대 등이 심혈관질환의 독립적 위험인자임을 밝혀냈다. 또한, 각각의 개별 위험인자들이 동시에 발현될 수록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이 급격히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1>. MRFIT(Multiple Risk Factors Intervention Trial) 등의 연구 또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하나 보다는 둘이, 둘 보다는 셋이 위험도를 훨씬 더 높인다는 점을 이미 검증했다.
 복합 위험인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미국 스탠포드의대의 제랄드 리븐(gerald Reaven) 교수에 의해 더욱 발전되며, 그에 의해 비로소 대사증후군의 개념이 학계에 자리잡기 시작한다.
 그는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비만 등이 한 환자에게 동반될 경우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증가하고 이는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치 못하는 인슐린저항성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리븐 교수는 이같은 현상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바라보고 증후군 X(syndrome X)라 명했다. 각각의 위험인자에 개별접근하기 보다는 하나의 증상군으로 보고 총체적인 관리를 시도한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이외에도 인슐린저항성과의 관련으로 인슐린저항성증후군(insulin resistance syndrome)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어 1998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증후군 X를 대사증후군으로 개칭, 이 증후군을 공식인정하면서 세계 학계의 본격적인 정의 및 임상적용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지적했듯이, 대사증후군은 `몇가지 증세가 늘 함께 나타나지만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거나 단일이 아닌 것에 대해 병명에 따라 붙이는 명칭`이라는 증후군의 의미상 한계로 인해 명확한 정의에 있어 모호함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학계 내에서도 그 정의가 서로 차이를 나타내자, 국제당뇨병연맹은 최근 각 대륙의 의견을 조합해 새로운 대사증후군 정의를 내놓기도 했다. WHO, NCEP, IDF 등이 밝힌 대사증후군의 정의는 오른쪽 표와 같다.
 ADA와 EASD 양 학회는 모호한 정의와 더불어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들의 동시발현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에 있어 개별 위험인자의 합산 보다 높을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각각의 위험인자들과 비교해 추가적인 위험을 주지 않는다면, 대사증후군을 별도의 질병으로 치료하는 것 보다는 각각의 위험인자를 발현시 마다 개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한 연구(Golden et al.)에서 인슐린저항성과 관련된 6가지 위험인자의 모든 동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4·5·6가지의 위험인자 그룹군 어디에서도 개별 위험인자의 합산보다 높은 혈관내막-중막두께(IMT)의 위험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Diabetes 51:3069?3076, 2002).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당뇨병 및 비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11년간 추적한 전향적 연구에서도 증후군의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이 이를 구성하는 위험인자들 보다 높지 않았다고 덧붙였다(Diabetes Care 28:385-390, 2005). 이를 근거로 양학회는 대사증후군 자체가 그 구성인자들의 합산보다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표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 수 교수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NCEP 기준을 적용할 경우 1998년과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근거로 대사증후군 환자가 최근 3년 사이 18.6% 증가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복합발현이 국민보건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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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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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고혈압: 현재 고혈압 치료중 또는 혈압 〉 140/90 mm/Hg.
이상지혈증: 중성지방 〉 150 mg/dL,
HDL 남성〈 35 mg/dL·여성 〈 40mg/dL.
비만: 체질량지수(BMI) 〉 30 또는
허리-엉덩이 둘레비(waist-hip ratio) 남성 〉0.90·여성 〉0.85
당뇨병: 제2형당뇨병 또는 내당능장애(IGT).
단백뇨(microalbuminura): 야간요단백분비율(overnight
urinary albumin excretion rate) 〉 20 mcg/min(30 mg/g Cr)
※기준: 제2형당뇨병 또는 인슐린저항성(내당능장애)과 위 위험인자 중 2가지 이상이 발현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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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EP-ATP III

고혈압: 혈압약 사용 또는 혈압 〉 130/85 mm/Hg.
이상지혈증: 중성지방 〉 150 mg/dL,
HDL 남성 〈 40 mg/dL·여성 〈 50mg/dL.
비만: 허리둘레(waist circumference)-남성 〉 40 인치(101.6 cm, 동양인 90cm)·여성 〉 35 인치(88.9 cm, 동양인 80cm).
당뇨병: 공복시 혈당량 〉110 mg/dL (또는 〉100mg/dL).
※기준: 위 위험인자 중 3가지 이상 발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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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당뇨병연맹(IDF)

고혈압: 과거 고혈압 진단으로 치료경험 또는 수축기 혈압 ≥ 130 mm/Hg 이나 이완기 혈압 ≥ 85 mm/Hg.
이상지혈증: 중성지방 ≥ 150 mg/dL 또는 HDL 남성〈 40 mg/dL·여성 〈 50mg/dL.
비만: 중심부 비만(central obesity) 남성 ≥ 94 cm·여성 ≥ 80 cm(백인종 유로피드계), 동남아시아와 중국인 남성 ≥ 90 cm·여성 ≥ 80cm, 일본인 남성 ≥ 85 cm·여성 90cm.
당뇨병: 공복시 혈당량 ≥ 100 mg/dL 또는 제2형당뇨병 진단 병력 - 혈당량이 100 mg/dL을 넘을 경우, 경구포도당내성시험법(OGTT, Oral Glucose Tolerance Test) 강력히 권고.
※기준: 중심부 비만과 위 위험인자 중 2가지 이상에 해당시.
※IDF는 지난 4월 6개 대륙 대사증후군 전문가들과 함께 임상적용을 위한 대사증후군의 정의에 대한 최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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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순환기와 내분비계 키닥터들을 통해 ADA·EASD의 성명과
대사증후군 치료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고 광 곤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새로운 병이 있는 것 처럼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니, 진단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대사증후군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처음 소개될 때부터 정의를 둘러싼 논쟁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비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슐린저항성과 함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 복합발현되며, 이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욱 더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심혈관질환 극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우선에 두고 위험인자들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다.
 `Famingham` 연구에서는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동시발현되는 경우, 8년간 인구 1000명 당 관상동맥질환 발생자 수가 3.9명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여기에 당뇨가 합병되면 환자 수가 23.2명·흡연이 포함되면 34.6명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좌심실비대 까지 합쳐지면 발생환자 수는 60.2명까지 급증한다<그림 1>.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경우,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4 또는 8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이 정립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최근 비만으로 인한 위험인자들이 더해 지면서, 대부분 환자들이 1~2개 이상의 위험인자를 갖게 됐으며 그만큼 질환위험도 늘어났다.
 복합 위험인자를 갖는 환자에서 1~2개 만을 개별치료 하는 것보다 위험인자들을 동시에 모두 치료할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입원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험인자들을 개별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상호관계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최근들어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병합요법이나 폴리필(polypill)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가지출면에서도 적극적이고 복합적인 치료가 더 우수한 효과를 통해 최종적으로 사망과 입원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긍극적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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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봉 수 연세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증후군이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인정치 않는다는 의미라, 이번 발표는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진단을 내리지 말 것을 경고한 것은 의사들의 과잉대응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 사료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의사·환자 모두 대사증후군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과도한 관심이 의료비 상승을 불러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대사증후군 자체로 인해 막대한 약가가 지출되고 있는 이유다.
 대사증후군은 향후 생활습관병이라는 명제하에 다양한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당뇨의 경우를 예로 들면, 식사와 운동을 병행해도 혈당치가 개선되지 않을 시 약물치료를 하는 패턴은 이미 옛날식이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치가 개선되는 경우는 약 30% 정도이고, 이나마도 대부분 원상태로 되돌아 가는 사례가 많다.
 적절한 약물투여와 함께 환자의 몫, 즉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야 한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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