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 교수 "양성률 1% 미만 정기복용은 넌센스" 일침

몇몇 약국을 가면 봄가을 시즌에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권고하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기적 구충제를 복용하는 행위가 잘못된 조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림의대 허선 교수(기생충학교실 및 의학교육연구소)는 대한의사협회지인 JKMA 기고를 통해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J Korean Med Assoc. 2018 Mar;61(3):198-204)

허 교수는 지난해 11월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북한 병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회충이 발생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일반인의 구충제 복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도 봄가을로 매년 복용해야 하는지 질문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장내 기생충 양성률을 보면 복용필요성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장내 기생충 퇴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964년 기생충학자 중심으로 사단법인 한국기생충박멸협회를 설립한 이후 정부는 1966년 '기생충질환예방법'을 도입해 현재까지도 정기적으로 장내 기생충질환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장내 기생충 양성률은 1971년 147.1%에서 2012년도 2.8%로 낮아진 상태다.상

특히 회충란 양성률은 1971년 54.9%에서 1992년 0.3%, 2013년 0.06%, 2012년도 0.025%로 감소했고, 편충은 1971년 64.5%에서 1992년 0.2%, 1997년 0.04%, 2004년 0.27%, 2012년 0.4%로, 전체 연령대에서 0.1%에서 1%사이 양성률을 보인다.

요충은 1981년 12.0% 양성률을 보이다 이후 1997년 0.6%, 2004년 0.62%, 2012년 0.0042% 양성률을 보였다. 다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양성율이 조금 올라가는 특성은 있다.

허 교수는 "60년대에는 인분거름을 사용하면서 기생충 양성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인분을 쓰지 않아 양성률도 낮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확진 없이 치료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또한 예방목적으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하여 복용하는 것 또한 의학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주 구충제인 알벤다졸은 반감기가 8~12시간이며, 플루벤다졸 역시 9시간이라서 구충제 복용 후 바로 회충, 편충, 요충에 감염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예방효과가 없고, 혈중 구충제 농도를 유지하려면 지속하여 복용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알벤다졸 성분의 구충제

결과적으로 확진이 없이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허 교수는 "만약 감염을 의심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 충란 양성이 나올 때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하면서 "인터넷상에서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라는 내용은 2018년 한국에서는 잘못된 내용임을 모두 이해하고 의료인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정확하게 필요 없다고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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