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RA 2018] SIDS 발생한 형제자매 없는 영아보다 사망 위험 4배 높아

생후 1년 이내에 영아급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 SIDS)으로 사망한 형제자매가 있는 영아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SIDS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에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에 의하면, SIDS로 숨진 형제자매가 있는 영아는 없는 이들보다 1년 이내에 사망할 위험이 4배가량 상승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EHRA 2018)에서 발표됐다(Presentation 518). 

SIDS란 태어나서부터 1세 전까지의 연령 동안 수면 중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사망하고 조사를 통해서도 사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SIDS 원인에 대한 가설 중 가장 힘을 얻고 있는 모델이 '삼중위험모델(triple-risk model)'이다. 

삼중위험모델이란 불리한 환경적 상황에 처했을 때 선천적으로 취약한 영아에게서 SIDS가 쉽게 발생하거나 유전적 요인이 기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전적 요인에는 세로토닌 결핍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며, 박테리아, 충격(shock), 부모의 흡연, 엎드린 자세에서 잠을 재우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환경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종합하면 SIDS는 가족력이 있음을 시사하지만, 대부분 소규모 그룹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모델이 마련됐고 일반인에서는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이에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Charlotte Glinge 교수팀은 1978~2015년에 태어난 1세 미만의 영아 약 252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SIDS와 가족력이 연관됐는지를 평가했다. 

생후 1년 이내에 SIDS로 사망한 영아는 총 1535명으로, 이 중 형제자매가 있는 영아는 1455명이었다. 연구팀은 전체 영아를 SIDS로 숨진 영아의 형제자매(SIDS군) 또는 그 외 영아(대조군)로 분류했다. SIDS군은 총 2373명으로 파악됐다. 

두 군의 모친 나이(중앙값)는 29세로 차이가 없었고, 형제자매 성별 비율도 비슷했다. 다만 소득 및 모친의 교육수준에서는 두 군간 차이가 드러났다. 저소득층 비율은 대조군이 23%인 반면 SIDS군은 35%에 달했다. 이와 함께 모친이 기초교육만 이수한 경우는 SIDS군이 51%로 22%인 대조군과 비교해 약 30%p 높았다.

연구팀은 우선 SIDS군 또는 대조군 중 SIDS로 사망한 영아를 확인했고, 그 결과 SIDS군 8명, 대조군 1535명이 생후 1년 이내에 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90% 이상은 출생 후 SIDS 발생까지 약 9개월이 소요됐다. 

이를 토대로 성별, 나이 등을 보정해 표준화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SIDS군이 1년 이내에 급사할 위험은 대조군보다 4.06배(95% CI 2.08~8.11) 높았다. 또 모친의 나이와 교육수준 등을 보정해 평가한 결과에서는 SIDS군이 대조군보다 1년 이내 급사할 가능성이 3.51배(95%CI 1.75~7.01) 상승했다.

Glinge 교수는 "연구에서 SIDS에 영향을 미친 유전적 또는 환경적 위험요인을 구분할 수 없지만, SIDS 발생률을 줄이고자 공중보건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덴마크에서 SIDS와 가족력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며 "태어난 지 1년 미만이고 SIDS로 숨진 형제자매가 있는 영아는 일반 영아보다 급사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심전도검사 또는 심초음파검사를 통해 유전적 및 임상적 특징을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SIDS가 발생한 형제자매가 있는 영아가 드물더라도 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심전도검사 등을 모든 영아에게 진행하기에는 논란이 있고 SIDS로 숨진 영아도 많지 않지만, 심장검사로 얻을 수 있는 비용 대비 혜택이 크다고 본다"면서 "의료진은 SIDS로 숨진 영아의 부모에게 급사 가족력이 있는지 물어야 하며, 이들과 형제자매의 심장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심장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학제적 협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