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관심 집중 효과 큰 만큼 위험도 높아 ...주요 학회에서도 이상반응 관찰 강조

 

면역항암제의 위험성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효과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면역항암제의 독성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처방이 본격화되면서 수면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중하게 처방해야 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추적 관찰을 잘해야 한다는 당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짧은 투여기간이지만 국내에서도 몇몇 기관은 사망사례가 발생했다. 급여가 확대되면 증례는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우려한 듯 저명한 저널들이 면역항암제의 독성 발생 이슈를 분석해 내는가 하면 국내학회들도 면역항암제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보다 부작용, 이상반응, 관찰 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

효과만큼 독성도 높아

모든 약은 효과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면역항암제의 독성 문제 또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효과가 너무 부각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데 있다.

이런 인식은 환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사용경험이 적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나는 패턴과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난처한 상황도 경험하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를 투여하고 많은 환자가 치료효과를 봤다고 한 이면에는 그만큼 독성을 경험한 환자도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는 PD-1, PD-L1, CTLA-4 등이 있다. 이들 어떤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느냐에 따라 계열이 나눠질 뿐 인간의 면역기전을 건드린다는 점은 모두 동일해 면역계 이상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급성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면역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한편으로는 부작용 위험성도 매우 큰 약물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상반응 문제 다룬 논문 줄이어

이런 점을 강조하듯 최근 면역항암제들의 주요 부작용 발생 이슈를 잘 분석한 연구도 계속 나오고 있다. BMJ는 지금까지 나온 PD-1과 PD-L1 계열 항암제의 면역관련 이상반응을 분석한 연구 논문을 최신호에 실었다(BMJ. 2018 Mar 14;360:k793. doi: 10.1136/bmj.k793).

해당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11개의 면역항암제 연구를 토대로 일반 표준요법과 비교해 부작용 발생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를 비교한 것이다. 니볼루맙 연구 6건, 펨브롤리주맙 연구 5건, 아테졸리무맙 연구 2건 등 총 11건에 참여한 6676명의 이상반응 분석이 포함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투여 시 발생하는 면역관련 중증 이상반응은 장염, 간염, 폐렴, 갑상선기능저하증, 뇌하수체염 등이다. 이중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은 갑상선기능저하증, 폐렴, 장염, 뇌하수체염 순이다.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았던 3802명 중 모든 조직 특이 면역관련 이상반응 중 갑상선기능저하증이 5.6%에서 발생했고, 폐렴은 2.2%, 장염은 0.7%, 감염은 0.2%, 뇌하수체염은 0.3% 수준이었다. 이중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중증 면역관련 이상반응은 폐렴으로 1.4%였으며, 장염, 갑상선기능저하증, 간염, 뇌하수체염은 각각 0.5%, 0.2%, 0.1%, 0.2%로 조사됐다.

모든 등급의 이상반응으로 관찰대상으로 확대하면 발생률은 더욱 높아진다. 장염의 경우 2.88배 높고, 간염도 3.14배 높아지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하지만 폐렴은 3.82배, 갑상기능저하증 6.92배, 뇌하수체염 3.38배 등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위험률이었다.

피로 설사, 발진과 같은 보통의 이상반응도 면역항암제군에서 더 높았다. 각각의 발생률은 32%, 19%, 10%였으며, 발진은 대조군 대비 2.34배 높았지만 피로와 설사는 높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Deborah Korenstein 박사는 "분명한 것은 발생률은 매우 낮지만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환자는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장염과 같은 조직 특이 면역관련 이상반응 위험이 증가하는데 있다"면서 "또한 요통과 근골격계 질환 등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면역항암제간 병용 시 더 많이 발생

이러한 이상반응은 면역항암제 단일보다는 병용투여 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병용요법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임상에 적용되는 수순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는 부분이다.

NEJM은 최근 관련사설(Correspondence)을 통해 PD-1 억제제와 CTLA-4 길항제를 병용으로 사용했을 경우 급성 신손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보고했다(n engl j med 378;12 nejm.org March 22, 2018). JITC(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도 펨브롤리주맙 투여환자에서 점막염과 식도염 위험이 증가한다고 강조했다(J Immunother Cancer. 2018 Mar 16;6(1):22. doi: 10.1186/s40425-018-0332-z.).

중증 이상반응을 경험하면 생존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JAMA는 니볼루맙을 투여한 환자 분석을 통해 스테로이드를 필요로 한 중증의 면역관련 이상반응을 경험 환자에서 생존율이 유의하게 낮다는 분석을 낸 바 있다(JAMA Oncol. 2018;4(3):374-378. doi:10.1001/jamaoncol.2017.2925).

나아가 심각하면 사망으로 이어지지도 한다. 면역항암제로 인한 사망례까지 논문으로발표되지는 않지만 대부분 기관마다 한 두 건 이상은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사망례도 있다.

성균관의대 안진석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중증 이상반응은 표준 화학치료법 대비 매우 낮지만 발생하면 매우 심각한 상태로 나타난다"면서 "특히 사망례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분간하기 쉽지 않아 투여 초기 주요 랩결과 관찰 필요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증 부작용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피로 만해도 암환자의 전형적인 증상인지 면역항암제로 인한 증상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는 게 임상 현상의 목소리다.

또한 장염과 폐렴도 바이러스성 유무 판별이 어렵다. 게다가 투여 초기 발생하고 사라지는 화학요법항암제와 달리 면역항암제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부분이다.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는 "면역항암제 투여 초기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부신피질호르몬 이상 등 호르몬 변화 유무를 관찰하기 위해 2~3개월간은 꾸준히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누락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치료 후 심각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조 교수는 "병용요법을 시행한 경우 간수지와 췌장염 수치가 심각할 정도로 상승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려면 사전에 철저히 교육을 해야 하며 비전문가들의 사용은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양면역다학제연구회 안명주 회장(성균관의대)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작한 경험이 부족해서 정보가 많지 않다"며 "안전하게 투여하기 위해서는 경험많은 의료진간의 정보교류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병철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치료가 쉬운 반면 관리는 어렵다고 표현할 수 있다"면서 "때문에 비전문가들이 쓰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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