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압도적 당선...의사들 ‘강경 투쟁’ 원해
“젊은층 변화 요구” 당선 의미 분석...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및 문케어 저지 당면 숙제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슈=‘강경파’ 최대집 후보 당선 의미, 남겨진 과제]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강경파로 분류되는 최대집 후보가 당선됐다. 

최대집 후보자는 26일 마감된 선거에서 온·오프라인 합산 2만 1538표(무효표 9표 제외) 중 29.67%인 6392표를 얻어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 

4416표(20.49%)를 얻으며 2위를 차지한 김숙희 후보를 2000표 가량으로 따돌렸고, 3008표(13.96%)를 얻은 임수흠 후보가 3위로 뒤를 이었다. 3선에 도전했던 추무진 후보는 2398표(11.13%)를 얻는데 그쳤다. 

승부는 끝났지만 이번 선거는 의료계에 몇 가지 의미를 던졌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반감과 위기의식이 최 후보를 선택하면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전자투표의 영향도 있었지만, 직선제 전환 이후 역대 정기선거에서 손에 꼽히는 투표율을 기록한 점도 현 의료계의 상황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현 의료계의 위기의식...의사들, ‘대변혁’ 원했다

최 후보의 당선은 최근 의료계의 흐름 속에서 꽤나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문재인 케어를 비롯해 그동안 정부 정책에 억눌려 있던 의사들의 위기의식이 표심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장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문 케어가 시발점이 돼 선두에서 싸워 줄 사람을 수장으로 선택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는 이른바 개혁 세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6명의 후보들이 하나같이 ‘문재인 케어 저지’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들 중 가장 강경파로서 정부 정책과 대척점에 선 최대집 후보가 당선되리라 예상하는 이들은 적었던 게 사실.

하지만 최 당선인은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리겠다”며 변혁을 주장해 온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 최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의협 산하단체 행사보다는 현장을 찾아 선거운동을 하며 의심(醫心)을 파고들었다. 

최 당선자를 공식 지지해 온 한 개원의사회 임원은 “표면적으로는 문 케어가 있었지만, 특히 젊은 회원들이 현 의료계의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최 후보의 당선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최 당선인이 본격적인 회무를 진행할 때 무엇보다 서로 동참하고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첫 과제 삼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저지
궁극적 목표 ‘문 케어 저지’ 당면 과제...수가정상화 성과도 숙제

회원들의 선택을 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최대집 당선자 앞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놓여 있다. 

가장 중요하고도 절박한 과제는 당선자 스스로 꼽았던 문재인 케어 저지. 최 당선자는 23일 당선 소감에서 “그동안 강조했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지를 위해 합법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토록 하겠다”며 문재인 케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문 케어 저지 이외에 또 하나 대표 공약은 ‘수가 정상화’. 최 당선자는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에 앞서 수가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처럼 최 당선자의 주요 공약은 정부 정책과의 대척점에 선 것으로, 이런 부담을 떠안은 채 일방적으로 반대 만을 외친다면 자칫 정권 투쟁으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다. 

시도의사회 한 임원은 “최 당선자가 회원들에게 공약으로 약속한 수가정상화와 문 케어 저지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건 임기 내내 숙제로 남을 것”이라며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첫 과제로 내세운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저지도 당면한 숙제 중 하나다. 

최 당선인은 첫 공식 행사로 경상북도의사회 정기총회를 찾아 4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를 막아내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청구대행 폐지 ▲건강보험 단체계약제 추진 ▲의약분업제도 개선 등 개혁적인 공약들을 내세우며 회원들의 지지를 호소해온 만큼 이들 공약 이행을 위한 정부와의 협상 또는 투쟁 과정도 여전한 숙제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6000표 지지 받았지만 반감도 커 

각종 현안에 덧붙여 또 하나의 과제가 최 당선자의 어깨에 얹어졌다. 

6000표라는 역대급 지지를 받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최 당선자의 강경한 태도와 정치적 성향 때문이다. 

특히 뚜렷한 정치적 색깔은 한계로 지적된다. 

최 당선자는 자유개척청년단, 자유통일해방군 등 극우성향의 보수단체에서 활동해온 바 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집회에도 수차례 참여하는 등 현 정부와는 정반대의 정치적 모습을 띄고 있다. 

의협 임원을 지낸 한 시도의사회 임원은 “제40대 집행부가 꾸려지더라도 정부 정책의 반대에 서는 것은 물론, 현 정부와의 갈등은 여전할 것”이라며 “이같은 기조가 계속된다면 보건의료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의료계는 ‘패싱’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하는 게 필수 과정”이라며 “편향된 정치적 색깔, 특히 현 정부와는 정반대의 정치적 색깔은 되레 반 국민 정서를 이끌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여당 측 한 관계자는 "문케어 핵심은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국민 건강권을 볼모로 삼는 특정 집단의 주장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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