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목에서 듣는 구슬같은 아리아

2주 전 8월 15일 광복절이 지나갔다.
1945년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지 60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세월은 우리 모두에게 일제시대의 참담했던 사실들을 잊고 지나게 하는 것은 아닌지.
1943년 14세의 나이로 징병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가 독학으로 세계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자가 된 재일동포 1세 진창현(76세)씨를 생각해 본다.
조선인이란 이유로 취직이 안돼 영어교사의 꿈은 접었지만 막노동과 독학으로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세계 현악기 제작자 경영대회` 6개 부문 중 5개를 휩쓸어
전세계 5명에게만 주는 Master Maker라는 인정을 받은 그를 보면서
그의 집념이 이루어 낸 결실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겨 본다.
이번에는 일본을 무대로 오페라 나비부인을 쓴 푸치니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자.

 베르디 이후 이탈리아 가극에 근대의 숨결을 일으킨 작곡가 푸치니(Puceine Giacomo)는 1858년 12월 22일 이탈리아 중부 루카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성 마르티오 성당의 악장이며 루카음악학교장이었던 아버지는 1864년 푸치니가 6살 때 7명의 자녀를 남겨두고 병사하게 된다.
 1880년 밀라노 왕립 음악원 (현 베르디 음악원)에 입학하게 된다. 18세 때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접하고 베르디같은 작곡가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에게 음악원 생활은 가난 자체였고 같은 처지의 마스카니(오페라 카발레리라루스티키나 작곡가)와 함께 하숙을 하였는데 그때 힘든 생활이 라보엠을 작곡하게 된 동기가 된다.
 졸업작품 `교향적 카프리치오`로 호평을 받는다. 그 후 `요정빌리`를 작곡하고 친구아내인 엔비라와 사랑에 빠지고 2년 후에는 엔비라와의 사이에서 아들 안토니오를 얻게된다.
 이시절 두번째 작품 `에드가르`를 발표하고 아베프레보의 소설 `마농레스코와 기사 데 그리의 이야기`를 읽고 마농 레스코를 작곡하게 되고 이 곡으로 수입이 늘면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다. 음악교사직을 그만 둔 그는 라보엠을 작곡하게 된다.
 푸치니는 대본작가 자코나와 일리카와 함께 `황금트리오`로 토스카, 나비부인 등의 명작을 탄생시키게 된다.
 1903년 2월 지병인 인후염이 악화되고 교통사고로 대퇴부골절을 입게 되고 12월에는 정식으로 엔비라와 결혼이 인정된다.
 뉴욕에서 본 `황금서부의 아가씨`로 오페라 `서부아가씨`를 1910년 7월 완성한다. 1916년에는 `제비`, `외투`를 1918년 4월에는 유일한 희극작품인 `자니스키키`를 발표하게 된다.
 우화의 세계를 그랜드 오페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먼 옛날 중국을 무대로 잔인한 왕녀의 차가운 마음이 참사랑을 깨달아 녹게 된다는 `투란도트`를 작곡하게 된다. 그 후 인후염에 걸린 그는 브뤼셀 병원에서 1924년 11월 29일 66세의 나이로 운명을 달리한다. 이태리에서는 반기를 걸어 그의 죽음을 추모하였다.
 ▲라보엠 La Boheme
 보엠이란 집시를 일컬었는데 19세기 후반이 되면서 관습은 무시하고 제멋대로 생활하는 사람 즉 음악가, 화가, 작가, 배우들을 이야기 할 때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의 정경`을 근간으로 4막의 가극으로 파리 라틴구역의 다락방에 사는 젊은 예술가들의 가난과 슬픔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두쌍의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시인 로돌프(T)와 미미(S)(수를 놓아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폐병 걸린 아가씨) 화가 마르첼로(Br)와 애인인 무제타(S), 음악가 쇼나르(Br), 철학자 콜리에(Br)와 집주인 브노아(Bs), 무제타를 정부로 뒀다 골탕먹는 정부고관 알친도로(Bs). 1막의 로돌프가 미미의 손길을 스치며 부르는 `그대의 찬손`과 `나의 이름은 미미`라는 아리아는 유명하다.
 △추천 CD= 베르콘지(T), 레나타 테반리(S), 세라핀(지휘), 로마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EMI 4255342.
 유시 비오링(T), 암텔레스(S), 토마스 비창(지휘) EMI 7472358.
 모든 곡이 골고루 들어있는 CD Best beloved Puceini EMI classic.
 ▲나비부인 Madame Butterfly
 롱(1861~1927)의 소설을 소재로 쓴 벨라스코의 희곡은 1900년 영국 런던에서 연극 `나비부인`을 보고 감동하여 가극화 한 것으로 1903년 완성하였다.
 초연은 실패했지만 3년 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가극단 공연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줄거리는 미국사관 핀커튼(T)은 일본 나가사키 주재 중 중매쟁이 고로(T)를 통해 일본기생(게이샤)인 나비부인을 아내로 삼는다. 나비부인은 순정을 바쳐 핀커튼을 사랑하지만 갑자기 명을 받고 핀커튼은 귀국하게 되고 그와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그러나 핀커튼은 일본에 돌아오지 않는다. 3년이 지난 어느날 핀커튼은 미국인 아내 케이트(Ms)와 함께 찾아오게 된다. 나비부인은 슬퍼한 나머지 사랑하는 자식을 껴안은 채 `귀여운 아가야, 엄마는 죽으니 얼굴을 잘 기억하라`라는 슬픈 부모의 마음을 나타낸 명곡을 부르며 어린애의 눈을 가리라고 하고 미국기를 손에 들려준 후 자살을 하게 된다.
 △추천 CD=시노폴리(지휘), 프레니(S), 카레라노(T),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DG 423567-2.
 ▲토스카 Toska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아 사르두(1831~1908)가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위해 쓴 5막극으로 베레스모(사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오페라로 비극적 주제를 아름다운 선율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 곡을 이해하기 위해 그 당시 이태리의 사회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19세기 초엽은 이탈리아는 여러나라로 갈라져 있었고 프랑스 혁명 이후 나폴레옹의 침투로 프랑스, 오스트리아 두 나라의 격전지가 되었다.
 1800년 6월2일 나폴레옹은 밀라노를 점령하여 치자르피나 공화국을 세운다. 6월 14일에는 마렌고에서 오스트리아군을 크게 무찌른다. 제2막에서 카바라도와 스카르피아 등의 대화에서 마렌고 전투 이야기가 나온다.
 탈옥수인 안젤로티(Bs)와 카바라도시(T)는 프랑스를 지지하는 공화주의자이고 스카르피아(Br)는 공화주의자를 말살하려는 비밀경찰국장이다. 토스카는 인기있는 미모의 소프라노 가수이며 카바라도시(로마귀족 후손인 명문 출신)와는 애인사이. 코스카를 흠모하는 경찰국장이 카바라도시를 죽이게 된다는 줄거리.
 `끊임없는 조화`, `사랑에 살고 노래에 살고`, `별은 빛나건만`은 유명한 아리아로 자주 접하는 곡이다.
 △추천 CD=스테파노(T), 사바타(지휘), 밀라노 스칼라좌 오케스트라 EMI 747158
 도밍고(T), 시노폴리(지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DG 431775-2
 카라레스(T), 카발레(S), 코반트가드, 콜린게비스(지휘) Philips 438 359-2
 ▲마농 레스코
 18세기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마농 레스코`는 그 시대 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를 시도했던 소설로 성공한 작품은 마스네의 `마농`과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이다. 궁정대신의 밑에서 호화스런 생활을 하던 마농의 첫사랑의 연인과 재회하는데 데신의 질투로 마농을 포박하여 미국으로 떠나보낸다. 연인은 미국까지 따라가지만 결국은 슬픈 생을 마감한다는 이야기.
 △추천 CD= 예르비(지휘), 퀴텐부르크 심포니 DG 445 609-2.
 도밍고(S), 키리테카나와, 토마스 알렌, 로얄 오페라 코벤트 가든 DD(Warmer music) 5050466-7174-2-9.
 ▲오페라 `잔니스키키`
 단막 오페라 3부작(외투: 수녀 안젤리카, 잔니스키키) 중 하나인 잔니스키키는 `오 사랑하는 아버지`로 유명하다.
 단테의 신곡(천국 편)에서 소재를 빌려 희곡으로 표현한 곳으로 딸 라우레타가 아버지 잔니스키키에게 결혼을 허락해 줄 것을 바라며 부르는 노래이다.
 △추천 CD= 게오르규(S), 파피노(Con),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EMI 5565872.
 테발리(S), 가르델리(Con), 피오렘차 오케스트라 DECCA 4338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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