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국립보건원 임상2상 착수 발표…용량·접종 스케줄 등에 따른 효과·안전성 평가

H7N9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곧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H7N9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이하 H7N9 백신)에 대한 두 가지 임상2상을 시작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가 지원하는 두 임상시험은 H7N9 백신 후보물질인 'H7N9 IIV'의 효과 및 안전성 등을 평가하며, 용량별, 접종 스케줄 등에 따라 여러 디자인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항원보강제인 AS03을 H7N9 백신 후보물질과 병용 투약했을 때 면역반응이 향상되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먼저 첫 번째 임상시험은 미국 KPWHRI(Kaiser Permanente Washington Health Research Institute)의  Lisa A. Jackson 박사가 주도하며, H7N9 백신 후보물질 단독투약 또는 AS03과 병용투약했을 때 효과 및 안전성을 분석한다.

19~64세의 성인 420명과 65세 이상의 고령 300명이 등록됐으며, 임신부는 제외됐다. 이들은 다섯 개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세 개 그룹에는 최소 총 480명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H7N9 백신 후보물질과 AS03을 병용투약하도록 했다. 다만 후보물질 용량에 따라 3.75mcg, 7.5mcg 또는 15mcg 투약군으로 나눠 차이를 뒀다.

최소 총 160명이 포함된 두 개 그룹은 H7N9 백신 후보물질을 15mcg 또는 45mcg 용량으로 단독투약한다.

모든 참가자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와 21일 후에 백신 후보물질을 투약받는다. 연구팀은 접종 후 7일 동안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를 모니터링하면서,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통해 H7N9 항체가 어느 정도 형성됐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두 번째 임상시험은 미국 메릴랜드 보건대학 Kathleen M. Neuzil 박사가 이끌며,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이 H7N9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한다.

연구에서는 19~64세의 건강한 성인 150명을 총 세 개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해 백신 접종 후 1년간 추적관찰할 계획이다.

첫 번째 그룹에는 60명이 포함됐으며, H7N9 백신 후보물질과 AS03을 병용투약 후 15분 이내에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투약하도록 했다. 이어 21일 후 H7N9 백신 후보물질과 AS03을 병용투약하도록 접종 스케줄을 설정했다.

두 번째 그룹은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22일 및 43일 후에 H7N9 백신 후보물질과 AS03을 투약하며, 세 번째 그룹은 대조군으로 4가 인플루엔자 백신만을 1회 접종하도록 했다. 

해당 임상시험 역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7일간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혈액 샘플로 H7N9 항체 형성 정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NIAID의 Anthony S. Fauci 소장은 "최근 미국에서 최악의 계절성 인플루엔자를 경험했던 만큼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H7N9 등의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과학적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두 가지 임상시험은 H7N9 백신 후보물질의 초기 연구로, H7N9 바이러스의 방어적 면역반응 생성 능력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H7N9은 감염된 조류의 분비물과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그동안 인간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하면서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질병관리본부의 '16-17절기 중국 조류인플루엔자(A/H7N9) 인체감염 발생 동향'에 따르면, 중국 내 인체감염은 △12-13절기 135명 △13-14절기 319명 △14-15절기 223명 △15-16절기 121명 △16-17절기 714명으로 지난해 최대 발생 규모를 기록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AI 인체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는 중국에서 인체감염이 계속 보고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H7N9 인체감염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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