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원, 복지부-식약처 관료 선임 예정...“사외이사 제도 취지 무색” 지적도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사의 화려한 사외이사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부 국내사는 주무부처 출신, 국회 출신 등 거물급 사외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어 눈에 띄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업 외부의 비상근 이사로 경영 전반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 등을 조언하는 사외이사의 본연 업무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사 관료·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영입전

최근 주주총회 소집결의를 공시한 상장제약사 사외이사 현황을 보면, 올해는 관료출신과 법조계 인사들이 관심을 모은다.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뛰어든 곳은 대표적으로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곧 열릴 주총에서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한 전 감찰부장은 인천지검 차장검사, 창원지검 차장검사, 서울고검 형사부장검사 등을 거쳐 대검 감찰부장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로, 현재는 법무법인 대륙에서 변호사를 맡고 있다. 

또 비씨월드제약은 김앤장법률사무소 전만복 상임고문을, 삼천당제약은 법무법인 양헌 홍기종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한다.  

관료 출신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련 인사가 차지했다. 

대원제약은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을 거쳐 보건산업진흥원 기획이사를 지낸 이정석 씨를 영입한다. 이 전 국장은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마산병원 약제과장과 식약처 의약품관리과장, 식약처 경인지방청장 등을 거쳤다. 

동아ST는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역임하고 최근 법무법인 율촌으로 자리를 옮긴 최희주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 전 실장은 복지부에서 건강보험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건강정책국장, 연금정책국장,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 인구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가장 최근에는 새누리당 보건복지 수석전문위원에 재직하기도 했다. 

“관계 구축이 주목적”...사외이사 영입 비판 목소리도

업계에서는 이처럼 국내 제약업계가 관가·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선임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는다. 

대외적으로 기업의 사외이사는 자신의 업무전문성을 통해 경영에 대한 조언과 경영진에 대한 감시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 사외이사 제도는 선진국과 달리 본질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자신들의 연임을 위해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공직 출신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경우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기업 사외이사는 대부분 대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즉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기업과 정부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법조계 출신은 사법부와의 관계 형성 역할을 하는 셈. 

결국 기업의 법적, 제도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업무를 위해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관직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사외이사가 발휘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정부 부처 뿐 아니라 입법부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대관 업무를 강화할 필요성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의 사외이사 영입 기조는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외이사 영입을 공식화 한 국내사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은 전혀 맞지 않으느 주장”이라며 “회사의 경영이 단순히 조직관리에 국한된 건 아니다”라고 사외이사가 대관업무에 국한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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