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장기간 복용한 성인, 식도선암·식도편평세포암 위험 최대 4배 가까이 증가

위산분비 억제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s, PPI)가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Cancer Epidemiology 지난달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PPI를 장기간 복용한 성인은 식도선암 또는 식도편평세포암 등의 발병 위험이 최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 병원 Nele Brusselaers 교수는 "장기간 PPI 복용이 식도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PPI의 적응증에 따라 식도암 발병 위험을 평가하고자 인구기반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에는 2005년부터 2012년 사이에 PPI 유지요법을 시행한 암 과거력이 없는 성인 약 80만명이 포함됐다. 여성이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70세 이상의 고령은 34%였다.

PPI 장기간 유지요법 적응증에 따라, 아스피린 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를 병용한 환자군이 각각 34.8%와 30.4%로 조사됐다. 위식도역류질환, 위십이지장염, 소화궤양으로 인한 복용은 각각 25.3%, 13.2%, 10%를 차지했다. 10% 미만의 환자군은 다른 이유로 PPI 장기간 유지요법을 시행했다.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해 PPI 복용군과 일반인 중 PPI를 복용하지 않은 비복용군을 매칭해 비교한 결과, PPI 복용군의 식도선암에 대한 표준화발생비(Standardized Incidence Ratio, SIR)가 비복용군 대비 3.93배 높았다(95% CI 3.63~4.24). 

이 같은 결과는 식도편평세포암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PPI 복용군은 비복용군보다 2.77배 더 식도편평세포암 발병 위험에 노출됐던 것. 

뿐만 아니라 위식도역류질환이 없고 PPI 장기간 유지요법을 받은 환자 중 NSAID 또는 아스피린을 병용한 환자군의 식도암 발병 위험은 비복용군보다 각각 2.74배(95% CI 1.96~3.71), 2.06배(95% CI 1.60~2.60) 더 상승했다.

Brusselaers 교수는 "암 발병 위험인자가 없어도 PPI를 장기간 복용하면 식도암 발병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임상에서는 장기간 PPI 복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PPI 처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Scott Gabbard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 코호트 연구로서 PPI와 식도암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하기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번 연구만으로 PPI가 식도암의 원인이라고 판단내리기엔 매우 조심스럽다. PPI 장기간 복용이 식도암의 원인이라고 할 수 없기에, 임상에서는 이번 연구로 인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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