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AI 2018] PALISADE 결과, AR101 투약군 땅콩 단백질에 대한 내성 100배 개선

땅콩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신약이 임상시험에 성공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PALISADE로 명명된 임상3상 결과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인 신약 AR101을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투약했을 때 땅콩 단백질에 대한 내성이 100배 개선됐다.

AR101은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경구용 면역요법(oral immunotherapy)으로, 지난 2015년 FDA로부터 '신속심사(Fast track)' 및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됐으며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아칸소 아동병원 Stacie Jones 박사는 "AR101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소아청소년이 우연히 땅콩에 노출됐을 때 알레르기가 발현될 위험을 낮추기 위한 신약이다"며 "이번 임상3상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디자인된 PALISADE 연구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모집된 4~55세의 땅콩 알레르기 환자가 포함됐다. 이 중 4~17세 소아청소년만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2~5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알레르기천식임상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18)에서 공개됐다(Abstract #L6).

AR101 투약군 2명 중 1명, 땅콩 단백질 1000mg에서 알레르기 발현 안돼

연구에는 총 496명의 소아청소년이 포함됐다. 남성이 57%를 차지했고 78%가 백인이었다. 이들은 AR101 투약군 또는 위약군에 각각 372명과 124명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선별검사 전 땅콩으로 유발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를 경험한 환자가 72%였고, 약 절반이 천식을 앓고 있었으며 3명 중 2명은 땅콩과 함께 다른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었다.

등록 당시 환자들의 피부단자검사에 따른 두드러기 직경(중앙값)은 11mm였고, 땅콩에 대한 특이 IgE(peanut-specific IgE) 수치(중앙값)는 71IU/mL로 확인됐다.

전체 환자군은 땅콩 알레르기 확진을 위해 이중맹검 위약대조 식품유발시험(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food challenge, DBPCFC)을 받았고, 땅콩 크기의 약 30분의 1 또는 땅콩 단백질 10mg 이상에서 내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체 환자군 중 재발 또는 만성 소화기계 증상이 있거나 중증 또는 조절되지 않는 천식, 등록 60일 전 중증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환자들을 제외하고 연구를 시행했다. 땅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들은 항원증량시기(up-doseing phase)를 거친 후 치료를 시작했다.

AR101 투약 용량은 3mg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용량을 증량해(dose-escalation phase) 최대 300mg까지 늘렸다. 2주 간격으로 용량을 증량했으며, 모든 환자는 각 용량을 2주 동안 유지하도록 했다. 최대 투약용량이 300mg인 경우 매일 6개월간 최대 용량으로 유지치료를 받도록 했고 그 후 DBPCFC를 시행했다.

최종적으로 연구를 마친 환자는 총 412명이었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ITT(intent-to-treat) 분석을 시행한 결과, 땅콩 단백질 300mg에 내성을 보인 환자는 AR101 투약군이 77%, 위약군이 8%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땅콩 2개에 해당되는 땅콩 단백질 600mg에 내성을 보인 환자는 AR101 투약군이 67%, 위약군이 4%였고, 용량을 증량한 땅콩 단백질 1000mg에서는 각각 50%와 2%로 확인됐다. 

즉 AR101 투약군 중 절반은 등록 당시 내성을 보인 땅콩 단백질 10mg보다 100배 이상 늘린 1000mg에서도 알레르기가 발현되지 않았던 것이다. 

치료 중단 이유는?…'소화기계 증상'·'전신과민반응' 때문

다만 일부 AR101 투약군에서 약물에 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 임상에 도입될 경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는 위약군에서 1명이었던 반면 AR101 투약군에서 8명이었고, 이들 중 5명은 이상반응을 이유로 연구에서 제외됐다. 약물과 관련된 중증 이상반응은 총 4가지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16세 여자 환아가 유지단계에서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는데, 등록 당시 땅콩에 대한 특이 IgE 수치가 높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AR101 투약 후 치료를 중단한 이유는 소화기계 증상과 전신과민반응이 대표적이었다. 소화기계 증상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6명이었고, 용량증량단계에서 긴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경도 또는 중등도의 전신과민반응은 54명에서 나타나 이들 중 10명이 치료를 중단했다. 

단 사망 또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상반응 또는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이상반응은 두 군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FDA의 빠른 승인 기다린다"

PALISADE 연구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요한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AR101에 대한 FDA의 빠른 승인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사우스플로리다 의대 Thomas Casale 교수는 "땅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아청소년이 AR101 투약 후 기존 땅콩 용량의 100배 이상을 견딜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아주 중요하다"면서 "비록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가 AR101 투약 후 많은 땅콩을 먹을 수 없을지라도, 우연히 땅콩을 섭취한 경우에 알레르기 반응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수 있다. 가능한 한 빨리 AR101이 승인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한편 개발사에 따르면, AR101에 대한 FDA의 승인 결정은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며 미국 시장에는 내년 후반기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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