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복지부 무책임한 태도 지적에 임수흠 후보, 예비급여 시행령 반발에 삭발
복지부, 비대위 발표 반박...“이미 협의 끝난 사안”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는 지난해 12월 14일 첫 회동을 시작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과 관련한 의정협의를 본격화했지만, 결국 파국을 맞았다.

문재인 케어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정부와 의료계가 결국 파국을 맞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의정 실무협의체 탈퇴를 선언한 반면, 정부는 의협 비대위가 합의 내용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와 의협 비대위, 대한병원협회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관련 제9차 실무협의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의정 실무협의체는 당초 의협 비대위의 요구사항을 정부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협상을 결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이었지만, 복지부가 의협 비대위의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차기 회의에 내기로 하면서 결론이 미뤄졌었다. 

그러나 6일 의협 비대위는 의정 실무협의체 결렬을 선언했다. 정부의 태도가 무책임하고 실망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의협 비대위는 차기 의정 실무협의체가 3월 말로 결정된 만큼 새로 선출된 의협 신임 회장과 상의해 새로운 협상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총사퇴를 결정했다. 

또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의 투쟁과 대국민 홍보를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표했다. 

의협 비대위는 “복지부의 결정은 의협 회장 선거 등 혼란한 의료계 상황을 감안한 무성의한 태도로 밖에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복지부는 자신들의 계획대로 문재인 케어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인내하며 복지부의 성이 있는 태도 변화를 기다렸지만, 돌아온 것은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운 태도”라며 “의료계의 요구에 대한 복지부의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제40대 의협회장 선거 임수흠 후보는 예비급여 시행령 철회를 요구하며 6일 삭발을 감행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날 의협 회장 후보로 나선 임수흠 후보는 “복지부의 기만적인 예비급여 도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삭발을 감행했다. 

임 후보는 “예비급여 제도는 건강보험 체계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국회 법률 개정을 통한 논의가 필요함에도 복지부는 고시 개정이라는 편법을 동원하며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며 “내가 먼저 희생할 테니 죽더라도 비대위와 함께 정부와 한 번 강력하게 붙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비급여 시행 계획 백지화, 예비급여과 폐지 및 담당자 경질 ▲국회의 예비급여 관련 법안 폐지 및 법적 대안 준비 등을 요구했다. 

임 후보는 “의협 회장에 당선된다면 의료계 모든 단체와 협력하고 힘을 모아 문재인 케어를 막아낼 수 있도록 모든 회무에 우선해 투쟁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제대로 된 의료를 위해 죽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비대위 주장 사실 무근”

 

이런 가운데 의정 실무협의체 정부 측 당사자인 복지부는 “비대위가 밝힌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비대위가 요구한 3대 전제조건은 이미 의협 집행부 또는 비대위와 협의를 거친 사안이며, 특별한 반발도 없었다는 게 복지부 측의 주장이다. 

복지부 예비급여과 손영래 과장은 “예비급여 고시 관련 논의는 지난해 10월부터 집행부와 진행했던 사안으로, 집행부가 급여 청구가 불인정되는 80개 의료행위 항목에 대해 급여를 건의했고, 논의에는 관련 학회도 참가했다”며 “80개 항목을 급여로 인정하는 건 많다고 판단, 36개 항목만 본인부담 90% 예비급여키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확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손 과장은 “복지부는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은 자율 참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는 의협 비대위에도 밝힌 바 있다”며 “비대위는 표현이라도 다르게 해달라 요청하기도 했다. 일방적으로 우리가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의료계 개별 단체와 일절 접촉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의협 비대위가 요구한 대화창구 단일화에 대한 반박도 했다. 

이를 근거로 복지부는 의협 비대위가 합의 내용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과장은 “제9차 의정 실무협의체에서 의협 비대위가 예비급여와 건보재정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해와 그에 대한 답변은 내부 협의를 거쳐 10차 실무협의에서 하겠다고 했던 것”이라며 “의협 비대위와 실무협의에 대한 개별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기자들에게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전해 복지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복지부가 비대위 3대 전제조건에 대한 답변을 다음 실무협의에서 하기로 한 것처럼 알려진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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