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예비급여 고시 철폐 등 추가요구 ‘판 흔들기’...협상결렬 카드 또 만지작

 

의협 비대위의 협상결렬 예고선언으로 관심을 모았던 의정 실무협의체 회의가 당장의 파국은 피했다. 

다만 의협 비대위가 추가 논의를 거쳐 협상지속 여부를 정한다는 계획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상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대한병원협회는 5일 한국보육진흥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관련 제9차 실무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협의체 회의는 시작부터 적잖은 관심을 모았다.

의협 비대위 측이 협의체 회의를 앞둔 지난 25일 정부 측의 협상태도를 문제삼으며, 추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협상 결렬도 불사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던 까닭.

당시 비대위는 예비급여 및 신포괄수가제 관련 고시 철폐, 개별학회를 통한 협상시도 중단 등을 정부에 요구했었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정부측에 일방적인 정책추진을 중단하라며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 한편, 해당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 측의 답변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것이 예고됐던 협상결렬 사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의협 비대위의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차기 회의까지 답변을 내기로 하면서 결론이 미뤄진 것. 

이동욱 사무총장은 의정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측이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협상을 결렬한다는 전체회의 오더를 받고 왔는데, 복지부가 파국을 피하려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장 협상장에서 결렬을 선언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의협 비대위는 6일 내부논의를 통해 협상 지속여부를 재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무총장은 "일단 오늘 논의내용을 6일 비대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다음번까지 기다리자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결렬로 가자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위원장단 회의를 통해 결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 측의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이날 회의는 별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당초 이날 협의체는 그간의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대책에 관한 의-병-정 합의문 작성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정부와 병협은 일단 현재까지 합의된 사항에 한해서라도 '정리'를 시작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의협 비대위의 항의로 구체적인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협의체는 3월 말경 차기 회의를 갖고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 등 복지부측 6인, 송병두 대전광역시의사회장 등 의협 비대위 측 5인, 이성규 기획위원장 등 병협측 인사 5인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