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단 연구와 임상의 차이 ... 폐암, 액체생검 활용 분야

 

진단분야에서 액체생검(liquid biopsy)이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은 말 그대로 혈액, 소변, 척수액 등을 이용해 암 또는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침습적인 진단을 채혈로 대체할 수 있어 진단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다.

현재 액체생검 중 가장 활발한 영역은 혈액을 이용해 암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진단하는 혈액생검이다. 그 중에서도 폐암 진단 분야가 가장 활발하다. 그 외 암종도 가능하지만 아직은 연구 단계이다.

진단의 정확도나 암 바이오마커가 불확실하고 추가적인 임상적 결과 및 표준화된 검사기준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액체생검 vs. 조직생검

현재 암 진단의 표준 방법은 조직생검이다. 채집을 위해서는 내시경이나 주사바늘 등의 도구를 이용한다. 목표 조직에 침습적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의사는 물론 환자에도 부담이 있다.

무엇보다도 조직생검의 문제는 종양조직이라고 해도 채집 위치에 성향에 따라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조직생검을 했지만 정보의 정확성을 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액체 생검이다. 액체생검의 역사는 1869년 호주의사인 Thomas Ashworth가 혈액속 순환종양세포(CTC, 암종양세포)가 암전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는데, 혈액내 암 세포 분리기술이 2000년도 초반에 완성되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순환종양세포는 악성 종양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발견되는 종양세포이며, 원발 종양 및 전이가 진행된 조직으로부터도 유래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순환 종양 핵산(cfDNA)이나 엑소좀(Exosomes)도 암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다.

국립암센터 공선영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혈액생검의 시효는 산전진단에서 태아의 성별이나 발달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돼 온 것"이라면서 "최근 암을 진단하는 분리기술이 발전하면서 암분야로 확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가 이뤄진지는 10년정도됐고 실제 임상에 적용되는 것은 부과 2년 전부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체생검 중 혈액생검 활발 폐암에 적용

혈액생검 중에서 가장 연구개발이 활발한 분야는 혈액생검으로 지난해부터는 암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 FDA는 지난 2016년 6월 비소세포폐암의 EGFR 유전자 변이를 혈액으로 검사할 수 있는 진단기기(cobas EGFR Mutation Test v2)를 승인하면서 세계적으로 혈액생검이 가능해졌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해부터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위한 혈액생검이 가능하다. 다만 보험급여는 되지 않는다.

PD-1, PD-L1 계열 면역항암제 투여전 PD-1 유전자 발현율을 검사하는 것도 혈액생검 범주에 속하지만 이는 투여 전 유전자 발현율을 보는 것이므로 동반진단검사 범주로 분류한다.

공 교수는 "현재 폐암에서 혈액생검은 주로 암재발을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폐암 환자 중에서도 재발하는 환자들의 경우 조직 돌연변이 유무를 수시로 봐야하는데 그때마다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각 병원마다 혈액생검 검사가 셋업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폐암 다음으로 혈액생검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유방암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두 조직생검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진단기술발전으로 혈액생검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으며, 또한 전립선암, 췌장암 등도 발현 유전자가 발견되면서 유력한 대상이다.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는 "유전자 진단 기술의 개발은 타깃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암종에 발현돼 있는 특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초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점은 기술과 정확도다. 혈액에서 암세포 손실없이 정확하게 분리하는 기술과 고감도 분석방법은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검사 비용 고가에 따른 실용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임상연구도 이뤄져야 한다.

공 교수는 "암종에 따라 혈액내 세포 검출이 차이가 나고 또한 돌연변이 발현율이 다르기 때문에 혈액을 이용해 다양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연구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한병리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진단유전학회 등이 연구 개발하고 있으며 매년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유전자 진단기술을 소개하면서 임상적 가능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2020년 45억 달러 예상

한편 혈액생검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인 EvaluatePharma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 체외 진단시장은 연평균 6.4%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2016년 현재 536억 달러 규모이고, 세계 분자진단시장은 체외 진단시장과 함께 꾸준히 성장 중으로 2016년 현재 53억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

또 다른 기관인 미국 BCC 리서치에 따르면 혈액생검이 차지하는 시장은, 2015년 기준글로벌 시장 규모가 16억 달러로 추산되고 매년 22.3% 성장하여 2020년에 4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마크로젠, 지노바이오, 지노믹트리, 파나진, 싸이토젠, 젠큐릭스, 테라젠이텍스 등이 진단 키트 또는 진단기기를 개발하며 시장에 주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국내외 의료기관과 협력연구도 활발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바이오의약 이상호 박사는 "혈액생검은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보험시스템의 인식 변화가 더해지면서 혈액생검은 매우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 진단의 정확도나 암 바이오마커가 불확실하고 실제 검진에 사용될 수 있는 표준화 프로토콜 및 다양한 비지니스 모델과 규제기관의 적절한 기준과 체제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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