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표, 이희선 교수팀, 맵핑’기술 입힌 MRI 영상으로, 심장질환 예후 예측

▲ 서울대병원 이승표 교수, 강남센터 이희선 교수(사진 우)

국내 연구진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예후를 MRI로 예측하는 지표를 개발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 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심장이 피를 잘 내보내지 못하는 질환이다. 좁은 판막 틈으로 피를 내보내기 위해 심장은 더 강하게 수축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근육은 섬유화로 비대해진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 나타나고, 급사의 위험도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 이희선(강남센터) 교수팀dl 2011~2015년 사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27명의 심장 MRI 정보에 'T1맵핑'을 적용했다. 그리고 '심근T1값'을 측정한 후 평균 2년 6개월 동안 추적관찰 했다.

MRI는 강한 자기장 형성시 인체에서 되돌아오는 자기파를 측정해 영상을 얻는 장비다. 자기파가 돌아오는 시간은 섬유화, 염증, 경색 등으로 주변조직의 상태가 좋지 못하면 늘어나고, 반대일 경우 줄어든다.

▲ 좌심실 단면 T1맵핑. 별도 표시부분,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관련된 심장근육 부위좌측. 색이 노란색에 가까울수록 근육의 섬유화가 심하다. ☞ 심장근육의 T1값 높다.우측. 색이 파란색에 가까우면 근육의 섬유화가 심하지 않다. ☞ 심장근육의 T1값 낮다.*색 기준은 연구팀이 바꿀 수 있다.
▲ 이 T1맵핑 영상을 보면, 심장근육의 섬유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심장근육의 섬유화는 대동맥판막협착증 예후와 관련된 중요한 인자다.

이때의 시간을 'T1값'이라고 하고, T1값을 색상으로 표현된 영상으로 나타낸 것을 'T1맵핑'이라고 말한다.

이 결과 심근T1값이 높을수록 환자의 예후가 좋지 못했다. 값이 가장 높은 군은(심근 섬유화가 가장 심함) 42.9%가 사망과 심부전 악화로 응급입원을 경험했다. 반면 값이 가장 낮은 군은 이 비율이 2.4%에 그쳤다.

*심근T1값은 연구팀이 개발한 지표다.

또한, 연구팀은 연령, 증상 여부, 심근손상 정도 등 기존에 알려진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위험인자와 심근T1값을 함께 분석하면, 수술 후 결과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127명 중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받은 환자 87명을 추가로 분석해보니, 수술 전 심근T1값이 가장 높은 군에선 수술 이후 사망 및 심부전 악화로 인한 응급입원이 4건 발생했다. 반면, 값이 가장 낮거나, 중간인 군에서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승표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질환의 상태와 진행 속도, 환자의 증상과 동반 질환 등을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예후 예측을 가능케 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료를 받는 인원은 2011년 이후 연평균 12.8%씩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남성 환자는 5,033명으로 2011년 2,794명 이후 매년 12.5%씩 늘고 있다. 여성의 경우도 같은 기간 3,044명에서 5,648명으로 연간 13.2%씩 늘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대 이상이 전체 66.8%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1%, 50대가 8.4%로 뒤를 이었다.

이희선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이 원인이라 예방하기 쉽지 않으며, 고령화되는 현대사회에서 환자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슴통증, 호흡곤란, 두근거림,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주저하지 말고 순환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HI15C0399)의 지원을 받았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자매잡지인 'JACC Cardiovasc Imag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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