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연내 백신사업 분사 추진 공식화...백신시장 놓고 신흥 라이벌 구도 관심 집중

 

SK케미칼과 녹십자가 백신사업을 놓고 신흥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업체는 그동안 백신과 혈액제제 분야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해 왔는데, SK케미칼이 백신사업 강화를 공식화하면서 다시 한 번 맞붙는 모양새다. 

백신사업 분사 추진 SK케미칼 “시장 접수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프리미엄 백신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분사를 통해 백신사업에 집중, 이를 전문화, 고도화, 가속화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프리미엄 백신 업체 도약을 위해 10년 이상 대규모 연구개발과 인프라를 투자,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는 게 SK케미칼 측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연내 백신사업부문 분사를 추진키로 결정하고, 별도법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분사 후에는 적극적으로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하는 한편, 기업공개(IPO)를 통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투자를 유지할 계획이다. 

실제 SK케미칼은 프리미엄 백신 업체로의 변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그동안 세포배양 방식을 이용한 3가,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해왔고, 다국적 제약기업 MSD의 독점 구조였던 대상포진 치료제 시장에 자체 개발한 스카이조스터를 들고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사노피 파스퇴르와 1700억원 규모의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원활한 생산을 위해 2008년 경북 안동에 총 4000억원을 투입, 공장을 건설하기도 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분사를 통해 백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전문성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은 외부 투자 유치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 VS 녹십자 경쟁 구도?

SK케미칼이 백신사업 분사에 나서면서 그동안 백신 분야 강자로 군림해 온 녹십자와의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그동안 두 회사가 백신 사업을 영위하며 치열하게 경쟁해온 만큼 향후 양사간 신흥 라이벌 구도 형성 여부도 업계에서 관심거리 중 하나다. 

양사 간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하던 때다. 

당시 SK케미칼과 녹십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 IND 승인을 같은 날 받으면서 국산 1호 4가 독감백신을 누가 먼저 내놓느냐를 두고 경쟁이 시작됐다. 

이어 2015년에는 SK케미칼이 자회사 SK플라즈마를 통해 혈액제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경쟁의 불꽃이 또 한 차례 튀었다. 혈액제제 분야는 녹십자가 그동안 내수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영역이다.  

하지만 SK케미칼 측은 녹십자와의 경쟁 구도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녹십자는 필수적인 백신을 위주로 개발하는 반면, SK케미칼은 대상포진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이 주 영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SK케미칼은 대상포진 치료제 시장을 독점해 온 MSD 조스타박스에 스카이조스터로 대응에 나섰고, 전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이외에 자궁경부암 백신, 장티푸스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도 개발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설립될 별도법인은 스카이조스타처럼 프리미엄 백신에 집중함으로써 필수백신 위주로 생산하는 녹십자와 경쟁구도에 서지 않을 것”이라며 “녹십자와 다른 제품군으로 전 세계 독점 구조를 깨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신사업을 두고 SK케미칼과 녹십자의 경쟁구도로 비춰지면서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놓고 무리하게 다투기보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지속하는 방향으로 경쟁해야 제약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백신 주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SK케미칼이 장기 목표로 삼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은 다국적 제약사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넘어야 할 과제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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