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SS 하위분석 결과,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출혈 발생 위험 '아시아인>백인'

▲ (좌부터) 경상의대 정영훈·배재석 교수.

동아시아인에서 항혈전제의 임상적 효과 및 안전성이 서양인과 차이가 있다는 '동아시아인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EUCLID 하위분석 결과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의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이 아시아인에서 높다고 확인된 데 이어, NOAC 역시 이 같은 출혈 위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상의대 정영훈·배재석 교수팀(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이 COMPASS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을 인종별로 나눠 하위분석한 결과, 저용량 리바록사반과 아스피린 병용요법의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백인보다 아시아인에서 높았다. 

이번 결과는 NEJM 지난달 25일자에 레터 형식으로 실렸다. 

COMPASS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또는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저용량 리바록사반과 아스피린을 병용했을 때 심혈관질환 이차예방 효과를 분석한 다기관 글로벌 연구다(N Engl J Med 2017;377:1319-1330).

약 2만 7400명 환자가 포함됐고 이들은 △저용량 리바록사반 2.5mg 1일 2회 + 아스피린 100mg 1일 1회(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군) △리바록사반 5mg 1일 2회(리바록사반 단독요법군) △아스피린 100mg 1일 1회(아스피린 단독요법군)에 무작위 분류됐다. 

평균 23개월간 추적관찰한 결과,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군의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아스피린 단독요법군보다 24% 감소했다(HR 0.76; 95% CI 0.66~0.86; P<0.001).

그러나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군의 출혈 위험은 눈 여겨봐야 할 문제로 지목됐다. 아스피린 단독요법 대비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군의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 위험이 1.7배 높았던 것(HR 1.70; 95% CI 1.40~2.05; P<0.001). 출혈은 위장관 또는 중추신경계에서 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의 출혈 위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출혈 위험이 높아 약제 요법 및 용량 선택에 유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COMPASS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인종에 따라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의 출혈 위험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평가했다. 연구에는 백인 1만 1355명, 아시아인 2848명이 포함됐다. 아시아인 중 약 80%는 동아시아인이었다.

분석 결과, 아시아인 중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군의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은 3.9%로 1.8%였던 아스피린 단독요법군보다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이 2.1% 더 높았다. 

반면 백인에서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군과 아스피린 단독요법군의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 차이는 적었다. 주요 출혈성 합병증 발생률은 각각 3.4%와 2.2%로 두군 간 차이는 1.2%였다. 

이는 리바록사반의 약동학 특성(pharmacokinetic property)이 인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이 리바록사반 15mg을 복용한 경우와 백인이 더 고용량인 리바록사반 20mg을 복용했을 때 약동학 특성이 유사했다(Drug Metab Pharmacokinet 2013; 28: 59-70).

이에 연구팀은 COMPASS 연구에서 확인한 리바록사반 + 아스피린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아시아인에게 일반화시키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 등의 강력한 항혈소판제가 출혈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킨다고 보고돼 왔고, 이는 항응고제인 NOAC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국인에게 저용량 NOAC을 투약하더라도 다른 항혈소판제와 병용할 경우 위중한 출혈 발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한국인에서 출혈 위험을 낮추기 위한 치료전략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예로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의 통상적인 사용이나 NOAC 용량 조절 등이 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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