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S 2018] 7명 중 1명 통증 완화된 후에도 마약성 진통제 계속 복용

폐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마약성 진통제(opioids)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미시간대학 Alexander A. Brescia 교수팀이 미국 내 보험청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처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폐 수술을 받고 마약성 진통제를 처음 복용한 환자 7명 중 1명이 통증이 완화된 후에도 약물을 계속 복용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일부터 31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흉부외과학회 연례학술대회(STS 2018)에서 발표됐다. 

마약성 진통제는 수술 후 단기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사망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현재 미국 내 마약성 진통제 처방률은 2012년 100명 당 81.3건으로 가장 높은 처방률을 보인 데 이어 점차 감소해 2016년에는 100명 당 66.5건을 기록했다.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약성 진통제 처방률이 높아,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6년 '마약성 진통제의 과다복용에 따른 사망자 수'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2010~2014년에 마약성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3%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을 지적하고 나섰다.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미시간대학 Alexander A. Brescia 교수팀은 폐 수술을 받고 마약성 진통제를 처음 처방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와 그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트루벤 헬스 마켓스캔(Truven Health MarketScan) 보험청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폐 절제술(lung resection)을 받았고 마약성 진통제를 처음 복용한 총 3026명 환자를 확인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14%가 수술 후 신체적으로 완전히 회복됐고 치료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복용하고 있었다. 

즉 7명 중 1명은 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투약을 끊지 못해 마약성 진통제 중독으로 이어졌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할 위험은 폐 절제술 시 흉부 절개를 크게 한 환자군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마약성 진통제를 새롭게 처방받고 장기간 복용한 환자는 17%였지만, 흉부 절개가 크지 않은 비디오 흉강경 수술(video-assisted thoracoscopic surgery)을 받은 환자는 9%만이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했다. 비디오 흉강경 수술은 흉부 절개를 최소화하고자 흉강경을 흉부로 삽입해 비디오를 통해 화면을 보면서 하는 수술로, 흉터가 작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 

아울러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위험은 △남성 1.4배(OR 1.4; P=0.001) △64세 미만 1.3배(OR 1.3; P=0.016) △소득 7만 달러 미만 1.3배(OR 1.3; P=0.027) △수술 후 입원 기간이 5일 이상 1.5배(OR 1.5; P<0.0001) △수술 후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2.3배(OR 2.3; P<0.0001)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약성 진통제를 주로 처방하는 외과의사들과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Brescia 교수는 "폐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거나 중독될 위험이 높다. 때문에 외과의사는 수술 전 다른 의료진들과 함께 수술 후 통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를 논의해 약물 오·남용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적절한 마약성 진통제 처방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환자들을 대상으로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의 위험을 알리는 교육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