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파린 금기와 대안 제시 ... 역전제 사용 등 제시

 

미국혈관외과학회(STS), 미국심혈관마취과학회(SCA), 미국체외기술학회(AmSECT) 등 3개 학회가 최근 심폐우회술 시 항응고 방지제 사용에 대한 첫 임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지난 1월 21일자 각 학회 대표 저널인 journals Annals of Thoracic Surgery, Anesthesia & Analgesia 그리고 the Journal of Extra Corporeal Technology에 모두 실렸다.

그동안 미국은 심폐우회술(cardiopulmonary bypass, CPB)을 50년 이상 광범위하게 시행해 왔지만 헤파린 및 기타 혈액 응고 방지제에 대한 지침이 별도로 없었다.

이런 배경에는 임상연구의 부족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연구가 모였고, 이를 토대로 표준적인 지침을 제정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는 지금까지 나온 100건의 임상연구를 검토했고 이를 토대로 CPB 중 최적 헤파린 용량 사용법, 헤파린 대안 그리고 항응고 역전제 사용법을 일목요연하게 기술했다.

우선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헤파린 금기와 대안에 대한 권고사항은 모두 5항목으로 구성됐다.

내용을 보면, 헤파린 사용 후 5~14일 사이에 혈소판 수치 50% 이상 감소 또는 혈전성 사건 발생시 임상적 점수 평가를 한 후 이를 헤파린 유발성 저혈소판증(HIT) 진단용 헤파린 혈소판 항체 검사(heparin-platelet antibody test)의 결정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권고등급 IIa, 근거수준 B).

이는 헤파린 유발성 저혈소판증 환자를 식별하기 위한 임상적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이어 활소판 활성도를 측정하는 기능검사인 SRA(serotonin release assay) 또는 HIPA(heparin-induced platelet activation)는 혈소판 요소 4(PF4) 헤파린 항체 검사가 확실하지 않지만 혈소판감소증 이력이 있고 임상적으로 HIT 위험 점수가 높은 환자에게 사용하면 추가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IIa, C).

아울러 헤파린 혈소판 항체 검사에서 혈청양성(seropositive)으로 나타났거나, 최근 HIT 이력이 있었던 환자는 기능검사(functional test) 또는 항원 항체검사가 음성으로 나타날 때까지 CPB를 위한 대기 수술을 늦추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때까지는 헤파린 항응고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IIa, C).

단 HIT로 진단받은 환자로서 CPB에 필요한 긴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항혈전제인 비발리루딘(bivalirudin)과 함께 항응고제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시했다(IIa, B). 앞서 두 권고사항은 이 권고사항은 HIT 환자의 경우 수술 위험성이 증가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신중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에 신부전을 동반한 혈청양성 HIT 환자이고 CPB를 위한 긴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 혈장분리반출술(plasmapheresis) 사용 환자, 아르가트로반(argatroban) 또는 항혈소판제(티트로피판 tirofiban, 일리오프로스트 ilioprost)와 헤파린 병용 환자는 수술시 출혈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IIb, C).

역전제 사용법도 명시

이와 함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CPB 수술 중 항응고제 역전제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정리했다. 그 중 첫 번째로 헤파린 역전(heparin reversal)을 위한 프로타민(Protamine) 용량을 정의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은 프로타민은 출혈 및 수혈감소와 관련이 있으므로 기존 헤파린 투여 용량을 기준으로 역전제 투여량을 계산해야 한다고 했고(IIa, B), 초과용량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프로타민/헤파린의 비율을 헤파린 100 유닛 당 2.6mg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초과하면 혈소판 기능 억제, 응고시간 연장 그리고 출혈 위험이 증가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IIa, C).

헤파린 반동현상에 대해서도 새롭게 정의했다. 고용량의 헤파린이 필요한 환자, CBP 시간 연장 환자, CPB 이후 6시간 동안 저용량 프로타민  투여 환자는 헤파린 반동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제시하면서 다중적인 혈액 보존(관리) 프로그램(multimodality blood-conservation program)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IIb, C)

CPB 후 헤파린용 프로타민 역전제 합병증도 언급했다.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과 순환성 허탈(circulatory collapse)을 동반한 환자에서 프로타민 투여 직후 과민 반응이 나타나면 투여를 중단하고, 충분한 항응고요법과 함께 CPB 재시행 등으로 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강조했다. (I , C)

그밖에 헤파린 대체 약제와 직접 응고 억제제(NOAC 등)를 사용했을 때 역전 옵션도 제시했다. CPB 후 비발리루딘을 항응고제와 같이 사용한 환자에서 과도한 출혈이 발생하면 변형 초여과법(modified ultrafiltration), 투석, 그리고 유전자 재조합 8a 인자 투여 등의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IIb, C).

개발에 참여한 노스쇼어의대 Linda-Shore-Lesserson 교수는 저널을 통해 "이번 가이드라인은 임상의가 CPB 시 일관되고 안전한 항응고요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면서 "표준지침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CPB 항응고제의 다양한 측면, 특히 헤파린 대체 약물 분야에 관한 결정적인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고 강조하면서 " 헤파린과 프로타민은 CPB의 표준으로 남아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전향적 연구 및 메타 분석을 통해 근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국내 CPB 항응고 요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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