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CCB와 ARB, 그리고 저용량 Thiazide 이뇨제 복합제로 안전성 강화

고혈압의 분류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하며 한국에서는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30% 정도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신장병 및 말초혈관질환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우리나라에서 고혈압이 뇌혈관질환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35%, 허혈성 심장질환에 기여하는 정도는 21%로 알려져 있다(JAMA 1999;282:2149-2155).

전체 고혈압의 85% 이상은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일차성 고혈압이지만, 5~15% 정도는 다른 원인을 가지는 이차성 고혈압이다(Hypertens Res. 2004;27:193-202). 세 가지 이상의 고혈압약제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고혈압의 이차적인 원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차성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만성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쿠싱신드롬, 만성 스테로이드 치료를 포함한 클루코코르티코이드 과도 상태, 폐쇄성 폐색증(Obstructive Uropathy),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 신장혈관고혈압(Renovascular Hypertension),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 갑상선 또는 부갑상선 질환(Thyroid/Parathyroid Disease) 등으로 알려져 있다(Hypertension 2003;42:1206-1252).

세 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제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고혈압의 이차적인 원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며, 대표적인 원인으로 저칼륨혈증을 꼽을 수 있다.

저칼륨혈증의 위험성
저칼륨혈증(혈청 K+ 농도 3.0 mEq/L 미만)은 무력감, 부정맥, 당뇨병 발생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현재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이 없는 고혈압 환자에서도 이뇨제에 의한 저칼륨혈증을 가진 Ventricular Ectopic Activity (VEA)이 유의하게 발생함이 입증되었다. 나아가 추가 증거에 따르면 VEA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Drugs. 1986;31 Suppl 4:78-84).

저나트륨혈증의 위험성
최근에는 Thiazide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angiotensin II receptor antagonist, ARB)의 복합제가 개발되어 고혈압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와 동반하여 임상적으로 저나트륨혈증(혈청 나트륨농도 135 mEq/L 미만)의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저나트륨혈증을 보인 입원 환자의 사망률은 정상 나트륨 환자에 비해 최고 60배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Gill 등은 혈청 나트륨 135 mEq/L 이상의 정상 환자에서 사망률이 9%인 것에 반해, 125 mEq/L 이하의 중증 저나트륨혈증 환자의 사망률은 27%로 보고하였다(27% vs 9%, p<0.05)(Clin Endocrinol. (Oxf) 65:246-249, 2006).

이뇨제 비교: HCTZ vs. CTDN
이뇨제는 사용 초기에는 콩팥세뇨관에서 나트륨 흡수를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말초혈관 저항을 감소시켜 강압 효과가 나타낸다. 한편, Thiazide계 이뇨제는 고용량을 투여하면 저칼륨혈증, 내당능 저하, 요산 증가, 부정맥, 지질대사장애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저용량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5년간 고령자에서 hydrochlorothiazide (HCTZ)의 chlorothalidone (CTDN)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여 추적관찰한 코호트 연구 결과, 전해질 이상, 특히 저칼륨혈증의 발생 빈도가 HCTZ 투여군 대비 CTDN 투여군에서 더 높았다. HCTZ 또는 CTDN으로 새롭게 치료 받았고 전년도에 심부전,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으로 입원하지 않은 66세 이상의 환자 총 29,87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HCTZ 및 CTDN의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CTDN으로 치료한 환자들은 저칼륨혈증(adjusted hazard ratio=3.06 [CI, 2.04-4.58]) 또는 저나트륨혈증(adjusted hazard ratio=1.68 [CI, 1.24-2.28])으로 입원할 확률이 더 높았다(Ann Intern Med. 2013;158(6):447-55). 이로서 HCTZ의 안전성은 확립된 셈이다.

고혈압약제 선택 시 유의할 점
고혈압 약제를 선택할 때는 강압 효과뿐만 아니라 대사이상과 인슐린감수성에 유리하거나 적어도 해로운 영향이 없는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ACE 억제제/ARB나 칼슘차단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베타차단제 중 atenolol 등 구세대 베타차단제는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혈청 지질에 불리한 영향이 있으므로 단독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이 때 혈압 조절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Thiazide 계열 이뇨제를 추가할 수 있다.  

세비카 HCT®의 우수성
세비카 HCT®는 국내에서 최초로 발매되는 3제 병용제제로서 중증도 이상의 고혈압 환자들에게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가지 이상의 제제를 별도로 복용하는 것보다 약제의 개수를 줄여 복약순응도를 크게 개선해 줄 수 있다. 또한 저용량 HCTZ를 사용함으로써 자칫 우려되는 저칼륨혈증 및 저나트륨혈증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되는 약제라고 할 수 있겠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논평                                                                   

임춘수
서울의대 교수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2017년 11월에 발표된 ACC/AHC 고혈압 가이드라인은 고혈압에 대한 진단 기준을 변경하는 등 적지 않은 변화를 주어 의료계 및 사회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쩌면 획기적인 이러한 변경은 고혈압이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해악과 그 조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혈압은 이제 고령자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에서도 흔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환자의 약물에 대한 순응도가 치료에 있어 중요한 측면인데,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2개 이상의 계열이 다른 항고혈압제를 혼합한 고정복합제가 많이 개발되었다.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ACE 억제제 혹은 ARB와 칼슘차단제 복합제가 다수 개발되었고, 또한 ACE 억제제 혹은 ARB와 hydrochlorothiazide (HCTZ) 복합제도 여럿 시판되고 있다. 이들 약제는 모두 이전의 가이드라인과 최신의 ACC/AHC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1차 약제로 권장되고 있는 것들이다. 최초의 3제 고정복합제인 세비카 HCT®는 1차 약제 3가지를 혼합한 복합제로 2제로는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선택지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3제 복합제로 HCTZ 대신 chlorthalidone (CTDN)을 사용한 약물이 시판되었다. CTDN은 혈압강하 효과가 HCTZ보다 강하고 반감기도 길어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저나트륨혈증과 저칼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을 HCTZ보다 빈번하게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HCTZ를 사용한 복합제도 비록 빈도가 높지 않더라도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HCTZ와 CTDN의 심혈관계 합병증에 미치는 차별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어 이에 대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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